금융시장의 역사를 살펴보다 보면 역대 대통령들의 공개적인 금융상품 가입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역대 대통령들의 금융상품에 대한 공개적인 가입은 정부 정책에 대한 홍보와 의지를 표하기도 하고 또는 시장에 대한 시그널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1998년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주식시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펀드 가입을 한 이후에는 흥미로운 증시 흐름이 나타났었습니다.
그렇다면, 대선 직전 이재명 대통령의 국내지수ETF 매수는 어떤 의미가 있을 수 있을지 다시금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 과거 저축이 주된 시대에는 저축 장려 차원에서 대통령이 가입.
지금은 다양한 금융상품이 있지만, 예전에는 저축은 유일무이한 중요한 금융상품이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이 저축으로 모인 자금을 기업에 빌려주어 경제를 살린다는 취지가 강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축 장려를 위해 역대 대통령이 직접 적금이나 예금 혹은 신탁(저축성)에 가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90년대 이전 역대 대통령들의 금융상품에 관한 행보가 저축과 저축 성격의 신탁이 대부분이었지만, 90년대 후반부터는 주식형펀드로 역대 대통령들의 행보는 옮겨가게 됩니다. 그리고 역대 대통령이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시기점에 시장에 중요한 의미를 던져주었습니다.
■ 주식형펀드 가입 : 98년 초 김대중 전 대통령,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08년 전 이명박 대통령,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
IMF 사태를 겪은 이후 90년대 후반 들어 펀드라는 용어가 일상화되기 시작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인, 1998년 2월에 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총리 그리고 당시 서울시장이 함께 "경제살리기 주식 1호" 펀드에 가입하였습니다. 어쩌면 역대 대통령이 가입한 금융상품 중 주식형펀드는 거의 처음일 것입니다.
그 이후 2005년 7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코스닥 펀드 등 주식형펀드에 공개 가입합니다. 그 시기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유도하기 위한 취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2008년 12월 금융위기가 절정에 이르던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주식시장 폭락을 보고 위기는 기회라는 취지를 어필하며 적립식 인덱스 펀드에 가입하였습니다.
(※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제안하여 만든 "청년희망펀드"가 있습니다만, 이는 주식형펀드가 아니고 기부금을 모아 운영하는 공익펀드[공익적으로 돈을 모으는 것]이기에 주식형펀드와는 취지가 다르다 할 수 있겠습니다.)
이후 2019년 8월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필승코리아펀드에 가입하였습니다. 당시 필승 코리아 펀드는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소부장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였습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전임 대통령분들이 주식형펀드에 가입하였을 때 주가 흐름과 이후 증시 흐름에는 몇 가지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 비아냥 vs 장기적인 증시 바닥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 이렇게 네 분의 대통령이 주식형펀드에 가입하던 시절은 증시가 분위기가 만만한 시기는 아닙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입했던 1998년 2월은 IMF 사태가 발생한지 두 달밖에 안 된 시점이었지요.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식형펀드에 가입했던 2005년은 주가지수 1,000p를 넘어 있었지만, 당시 대다수의 군중심리는 아직도 "이러다 또 폭삭 주저앉겠지" 하던 때였습니다. (당시 개인투자자들은 주가지수 1,000p에서 매도하고 500p를 기다리던 이들이 대다수였습니다.)
2008년 12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던 때도 만만치 않았지요. 불과 두 달 전에 리먼 사태로 글로벌 증시가 대폭락을 경험한 직후였습니다.
2019년 8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펀드에 가입하던 시기도 2018년부터 이어진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주요 소재 수출 규제로 주식시장이 힘들었던 시기였습니다.
이러한 때이다 보니, 군중들의 반응은 비아냥이었습니다.
"경제가 이러한데 대통령이 국민을 현혹하는구먼!!!"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해 보아도, 당시 대폭락 장으로 인해 분위기가 심각한 시점에 대통령이 위험한(?) 주식형펀드에 가입한다는 것 자체가 군중들이 볼 때는 말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대통령의 주식형펀드 가입 이벤트가 있고 난 뒤 군중들의 심리와는 전혀 다른 반응이 증시에서 나타나게 됩니다.
[ 역대 대통령 주식형펀드 가입 이후 주가지수 흐름 ]
1998년 2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주식형펀드 가입 직후, IMF 충격이 지속되며 그해 여름 주가지수가 2월 이후 40% 하락하는 고비가 있었습니다만, 1999년에는 이를 상쇄하고도 넘칠 정도로 상승하였습니다. 특히나 해당 펀드의 경우는 주가지수보다도 훨씬 높은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2005년 7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직후에는 스트레이트로 2007년까지 강세장이 지속되었습니다. 특히 중소형주의 강세가 유독 강하게 나타났던 것이 이 시기 분위기였습니다. 주가지수가 2007년 고점까지 거의 100% 상승하였었지요.
2008년 12월 이명박 전 대통령 때에도 이후 강세장이 강하게 찾아왔습니다. 종합주가지수가 500p 간다던 네티즌(!)들의 분위기와는 달리 주가지수는 2,000p를 넘어서며 100% 가까운 주가지수 상승률이 2011년까지 지속되게 됩니다.
2019년 8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펀드 가입 이후 주식시장은 코로나 사태로 잠시 출렁임은 있었습니다만, 2년 뒤인 2021년에 코스피 지수는 3,300p까지 상승하는 듯 증시 강세장이 발생했습니다.
■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전후 그리고 이후 주가지수 ETF 투자의 의미
대선 직전인 지난 5월 말 이재명 대통령은 코스피와 코스닥 ETF를 매수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적립식으로 지수 관련 ETF를 꾸준히 매수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전임 대통령분들의 주식형펀드 매수가 이벤트 성격이 강한 일회성 가입이었다면, 이재명 대통령의 적립식 지수ETF 매수는 지속적인 주식투자를 의미 합니다.
그 결과 시장은 큰 신뢰와 함께 지난 6월과 7월 강세장을 강하게 만들었던 것이지요. 다만 8월 들어 증시 과열과 함께 증시 세제 문제로 신뢰에 잠시 금이 간 것은 아쉬운 대목이긴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통령의 주식형펀드(또는 ETF) 투자는 주식시장에 일시적인 의미가 아닌 적어도 1년~2년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잠시 쉬어가는 구간이 있더라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상승 흐름을 만들면서 말입니다.
따라서, 최근 증시 세제 문제 그리고 단기 급등에 따른 소화과정 문제로 8월 증시가 흔들렸고 아직 불확실성은 남아있지만, 긴 관점에서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자 합니다.
2025년 8월 6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 미르앤리투자자문 대표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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