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에 바탕을 둔 아베노믹스는 수출 확대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국과 함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주도함으로써 시장 확대라는 장기성장의 발판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뒤로하고 다시 경제대국으로서의 위상을 되찾게 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심각한 경상수지 적자와 천문학적인 정부부채 등은 결국 일본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특히 아베노믹스의 재정지출은 감당할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얘기마저 들리고 있다.
낙관론: “경기회복세 2017년까지 지속, 관광객 급증으로 내수소비 회복”
일본 경제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는 견해는 엔화 약세를 바탕에 둔 내수시장 부활과 민간투자 회복에 근거를 두고 있다.
실제로 2012년 말 출범한 아베 정권의 집권 3년이 지나면서 일본경제는 곳곳에서 활기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특히 엔화가치 하락 덕분에 싼 값에 일본을 여행하려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도쿄나 오사카 국제공항은 입국수속을 밟으려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붐비고 있다. 관광지로 인기 있는 오사카, 고베에서 호텔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있다.
돈이 돌고, 소비가 살아나면서 경기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크게 증가했다. 일본 경제에 대해 낙관론을 펴는 전문가들은 2015년 초 이후 일본 경제가 2014년 4월의 1차 소비세 인상 충격에서 벗어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회복세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일본은 2014년 기준으로 직접적인 내수 소비 규모가 명목 GDP 대비 0.5% 내외로 이미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완만한 경기회복 국면이 2차 소비세 인상이 예정된 2017년 4월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은 2015년과 2016년 경제성장률이 각각 1.1%와 1.8%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업 관계자는 “일본 경제의 부활은 주로 민간소비, 설비투자, 주거용투자 등 내수의 점진적인 회복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면서 “특히 관광객 급증으로 내수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비관론: “정부부채 세계 1위, 지금도 빠른 속도로 빚 늘어가”
한편으론 일본이 그리스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어두운 시각도 많다. 일본 경제의 앞날을 비관적으로 보는 견해는 무엇보다 경상수지 적자와 정부부채 등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아베노믹스의 핵심인 화폐가치 절하를 단행하면 수입비용이 늘고 수출효과가 증대되면서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여야 하는데, 일본은 후쿠시마 사태 이후 원전을 중지하면서 대체 에너지 수입비용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엔저 효과로 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을 에너지 비용으로 소진하면서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상상을 초월하는 일본 정부의 부채 규모는 시한폭탄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많다. 우리 돈으로 1경원을 넘는 일본의 정부부채는 미국의 재정부채를 뛰어넘는 부동의 세계 1위다.
이는 일본 전체 GDP 대비 253%로, 쉽게 말해 일본국민 모두가 2년 반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원금을 다 못 갚는다는 의미다. 게다가 하루 이자만 45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일본은 정부부채를 갚을 능력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와중에도 아베 정부는 지출규모를 줄이기는커녕 재정확대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일본 정부 수입의 1000%가 넘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양적완화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아베 정부의 1년 지출 내역은 정부 수입의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빚은 이미 수입의 열배를 넘겼는데도 지출은 수입의 두 배가 지속되면서 빠르게 빚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 내 경제석학으로 꼽히는 시노하라 나오유키 도쿄대 교수는 “아베노믹스의 세 개의 화살은 하나로 뭉쳐져야 잘 부러지지 않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돈풀기에만 의존하며 따로 움직이는 아베노믹스 화살은 언제든 꺾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 정일환 기자(imthetop@gmail.com)
카카오가 제공하는 증권정보는 단순히 정보의 제공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오류 및 지연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제공된 정보이용에 따르는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으며, 카카오는 이용자의 투자결과에 따른 법적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Copyright (c) Kakao Corp. All
rights reserved.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사 또는 글쓴이에 있으며 카카오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