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에서 중국이 발휘하는 힘은 어느 정도일까? 여전히 조악한 품질의 싸구려 제품이나 짝퉁을 파는 수준일까? 올해 유엔(UN)이 내놓은 ‘유엔 상품 교역 통계(UN Commodity Trade Statistics)’는 아직 곳곳에 남아있는 중국에 대한 편견을 깨트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은 무려 1538개에 달한다. 중국의 1위 제품은 2위 독일 733개, 3위 미국 550개, 4위 이탈리아 216개 등 3개국을 합친 1499개보다 39개나 많다. 한국의 1위 품목 65개보다는 23.7배나 많다.
더구나 이 통계는 2013년 기준이다. 2010년 1351개이던 중국의 1위 품목 수는 2011년 1417개, 2012년 1485개 등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과 2015년에 더 늘어났을 것이라는 점은 굳이 확인해보지 않아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에 포함된 중국 기업 수도 2011년 73개에서 2012년 89개, 2014년 95개 등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세계 1위를 차지한 상품 품목도 다양하다. 섬유제품부터 전자기계, 비전자기계 등에 광범위하게 걸쳐있다.
세계 1위 중국기업의 위엄
세계 백색가전시장 1위 기업은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아니다. 안타깝지만 삼성과 LG는 TV나 에어컨 등 특정 제품에서 1위를 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미국의 유서 깊은 전기전자업체나 유럽의 명품 가전기업은 더더욱 아니다.
세계 백색가전시장을 호령하는 1등 기업은 다름 아닌 중국의 하이얼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유로모니터에서 하이얼은 가전부문 판매량 1위, 5년 연속 냉장고 판매량 1위, 와인 냉장고 세계시장 60%를 차지하고 있다.
1984년 설립돼 30여년의 짧은 역사를 지닌 하이얼은 중국의 자존심이자 자랑이다. 전 세계 160여 개국 이상에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고, 24개 공장과 10여 곳의 R&D센터를 운영 중이다.
폐업 직전의 냉장고 회사를 인수한 장루이민 하이얼 회장은 회사 이름을 하이얼(Haier)그룹으로 바꾸고 세탁기와 TV를 생산하면서 종합 가전회사로 탈바꿈시켰다. 하이얼은 지난 30년간 중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커왔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고속 성장한 대표적 민영기업중 하나다.
“간단하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 간단한 일을 모두 잘 해내는 것이 바로 간단하지 않은 것이다. 평범하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 평범한 일을 모두 잘 해내는 것이 바로 평범하지 않은 것이다”라는 어록을 남긴 장루이민 회장은 중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 중 한명으로 꼽힌다.
국제 금값 결정 시스템마저 바꿔버린 중국
2015년 6월 런던금융시장협회(LBMA)는 깜짝 놀랄만한 발표를 했다. 중국은행(BOC)이 국제금값 기준가격 과정에 참여하는 여덟째 은행이 됐다고 공식 선언한 것이다. 비서방 국가가 글로벌 금 가격 결정에 참여하는 것은 10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골드만삭스, 소시에떼제네랄, 홍콩상하이은행(HSBC), 바클레이즈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글로벌 금융제국들의 모임에 중국은행이라는 이방인이 끼어든 것이다. 폐쇄적인 이너서클에 중국이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은 단연 막강한 차이나 머니의 파워 덕분이다.
2015년 4월 기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보유한 황금은 3510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은행 기준으로 8133톤을 저장한 미국 다음으로 많은 양이다. 특히 중국의 금 보유량은 가장 최근 공개된 시점인 2009년 4월 이후 3배 이상 늘었다.
중앙은행뿐 아니라 민간부문에서도 중국의 금 소비량은 막대하다. 국제 금시세가 하락해도 중국인들의 유별난 금사랑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유명한 얘기가 있을 정도다.
실제로 중국은행은 “중국은 세계 최대 금 생산국이자 소비국인데도 국제가격 결정에 주요한 역할을 한 적이 없다”는 말 한마디로 굳게 닫힌 글로벌 금 가격 결정 플랫폼의 문을 열게 만들었다.
이뿐 아니다. 최근 미국은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계속 하락하던 주택경기가 중국인들 덕분에 상승세로 돌아서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인들은 투자와 자녀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미국에서 매년 수백억 달러어치의 집을 사들이고 있다.
미국 부동산 협회 보고서(NAR)에 따르면 2015년의 경우 280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들이 미국 주택을 사들여 사상 처음으로 캐나다인을 체지고 외국인 구매자 1위에 올라섰다. 이들은 2014년 4월부터 2015년 3월까지 미국에서 286억 달러에 달하는 주택을 구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 정일환 기자(imtheto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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