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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원바오에서 다퉁까지’ 태평성대를 향한 여정 [1]
추천 4 | 조회 966 | 번호 5291 | 2015.10.30 17:45 펀드슈퍼마켓 (simamoto1***)





1990년대 말까지 기업인 등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에서 중국경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중국이 개방정책을 펴기 시작했고 경제가 급성장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긴 했지만, 말 그대로 ‘먼 나라 얘기’일 뿐이었다. 

상황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급변했다. ‘메이드인 차이나’가 세계를 휩쓸며 한국을 추격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일본마저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저개발 공산국가’에서 ‘싸구려 짝퉁 왕국’을 지나 ‘경제공룡’까지 이어진 중국의 경제발전과정은 알고 보면 잘 짜인 계획에 따라 이뤄진 또 하나의 ‘공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40여 년을 빛의 속도로 내달려온 중국경제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흑묘든 백묘든, 우리도 잘 살아보세” 

중국의 경제발전이 시작된 것은 1978년 집권한 덩샤오핑(鄧小平)이 이듬해 미국을 방문한 뒤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주창하고 나서면서 부터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의 흑묘백묘론은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상관없이 중국 인민을 잘 살게 하면 그것이 제일”이라는 의미였다. 

당시 중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300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던 시절로, 덩샤오핑은 초강대국인 미국을 직접 둘러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덩샤오핑은 곧바로 ‘산바오조우(三步走)’라는 3단계 경제발전론을 제시했는데, ‘원바오(溫飽)’로 시작해 ‘샤오캉(小康)’을 거친 뒤 ‘다퉁(大同)’을 이룩하겠다는 내용이다. 

원바오는 기본 의식주를 갖추자는 것으로, 쉽게 말해 일단 먹고 사는 것부터 해결하자는 뜻이다. 샤오캉은 중간 수준 이상의 복지사회, 즉 중진국 대열에 들어가자는 의미다. 마지막 단계인 다퉁은 다 같이 잘사는 세상, 한 마디로 말해 태평성대를 이루겠다는 말이다.  

뜬 구름 잡는 얘기 같지만 덩샤오핑의 계획은 생각보다 구체적이었다. 





100년짜리 경제개발 계획 

덩샤오핑의 산바오조우는 무려 100년에 걸친 경제개발 계획이다. 1단계인 원바오는 20세기 말까지 1인당 국민소득을 4배로 끌어올려 1000달러를 넘기고, 2단계 샤오캉은 공산당 창건 100주년인 2021년까지 국민소득을 다시 2배로 끌어올려 중진국에 진입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3단계로는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선진국에 진입해 다퉁을 이룩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리고 100년이 지날 때까지 이런 목표를 바꿔서는 안된다고 못 박았다. 

놀랍게도 중국은 100년에 걸친 덩샤오핑의 계획을 착착 진행시켰다.  

첫 단계인 원바오는 계획보다 10년 이상 앞당긴 1980년대 말 이미 완료했다. 1990년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858달러로 산바오조우가 시작되던 300달러에 비해 6배 이상 증가했다. 

2021년이 목표였던 2단계 샤오캉도 이미 달성했다. 지난 2002년 장쩌민(江澤民) 당시 중국 총서기는 그해 11월 열린 제16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중국이 샤오캉 사회에 진입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당시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3000달러를 훌쩍 넘어선 상태였다. 





연 10% 경제성장률 20년 이상 이어가 

‘한강의 기적’을 방불케하는 중국의 경제발전은 중국정부의 과감한 개혁/개방 정책에 중국인 특유의 상인기질이 결합된 결과다. 

중국은 1979년 대외경제개방을 시행하면서 농업부문에서는 인민공사를 해체하고, 기업부문에서는 공유제를 폐기했다. 개인과 경제연합체 등에 소유권과 의사결정권을 완전히 넘겨주고 국가는 중장기 계획만 담당토록 해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한 것이다. 

1980년에는 경제특구가 지정됐다. 선전, 주하이로 시작해 상하이, 푸둥 등으로 이어지는 경제특구가 등장한 것도 이때부터다. 중국은 연 10%에 육박하는 경제성장률을 20년 이상 이어갔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을 받던 1990년대 말에도 8%대의 성장률로 거침없는 발전을 지속했다. 


세계 100대 브랜드 중 15개가 중국 기업 

2000년대가 되면서 중국은 양적성장 대신 질적성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기업들도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면서 점점 싸구려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브랜드로 변신하는 중이다. 2015년 세계적인 리서치회사 밀워드브라운(Millward Brown)이 발표한 세계 100대 브랜드를 들여다보면 중국의 변신을 실감할 수 있다. 

10년 전인 지난 2006년 세계 100대 브랜드 중 단 한곳에 불과했던 중국기업은 올해 15곳이나 포함됐다. 10년 만에 15배나 늘어난 것이다. 반면 한국기업 가운데는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45위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기업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중국 최대 모바일 기업인 텐센트, 제2의 아마존이라는 알리바바, 중국의 네이버로 불리는 바이두 등 쟁쟁한 이름이 망라돼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한때 포브스 선정 세계 최대 기업 1위에까지 올랐던 중국공상은행(ICBC), 중앙은행인 중국은행(Bank of China) 등도 100대 브랜드에 포함됐다. 





최근 중국경제는 경착륙 우려에 노출돼 있다. 하지만 예전만 못하다는 것일 뿐 중국경제가 이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그리 많지 않다. 40여 년 전 출발한 ‘산바오조우’가 끝나는 2049년까지 남은 시간은 앞으로 35년, 중국의 태평성대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글. 정일환 기자(imtheto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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