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2편
우리나라 부모들이 전 세계 어느 국가에도 뒤지지 않는 영역이 하나 있다. 바로 교육열이다. 극성 엄마들은 아이보다 먼저 나서서 족집게 과외 선생님을 알아보고, 자녀가 공부 잘하는 아이와 친구가 되도록 여러 모임을 만든다. 선행 학습과 입시 전쟁에서 아이보다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고 교육비에 그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도 정작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다. 바로 돈을 똑똑하게 관리하는 법을 가르치는 일이다.
책 <내 아이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는 재무 관리 교육이란 단어조차 생소한 우리에게 내 아이가 행복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기 위해 부모로서 알려줘야 할 것으로 올바른 경제관념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자녀에게 제대로 된 경제교육을 하지 않고, 노동의 의미를 가르치지 않는 부모는 무책임하다고 언급한다.
최고의 금융전문가로서 미국인에게 가장 신뢰받는 라디오 진행자겸 강사인 데이브 램지(Dave Ramsey)와 그의 딸이자 직접 체득한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미국 전역의 청소년과 젊은이들에게 노동과 소비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교육하고 있는 레이첼 크루즈(Rachel Cruze)가 전하는 돈을 지혜롭게 관리하는 법은 무엇일까?
명문 대학이나 대기업이 성공적인 인생을 보장하던 시절은 지났다. 저성장으로 인한 급속한 사회 변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학교에 진학해도 취업은 어렵기만하고, 간신히 취직한 회사에서는 수시로 구조조정이 행해진다.
성적에만 목을 매서는 더 이상 자녀의 행복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저자는 성공과 행복 등에 관한 생각에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이 책의 후반부는 만족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는 법, 자녀들의 특권의식을 깨뜨리는 법, 성취감을 심어주는 법을 다룬다. 또 인간관계에서 돈 문제를 올바르게 다루고 경영자적 마인드를 갖추는 방법도 깨우쳐 준다.
행복은 감사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돈 문제에 똑똑하게 대처하는 자녀로 양육하고 싶다면, 만족할 줄 아는 자녀로 키워야 한다. 쉬운 말 같지만 실천하기는 결코 만만치 않다.
현대인은 쉴 새 없이 일하고 새로운 욕망을 쫓아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 같은 풍조에서는 더러 야망이 부족한 상태나 무감각한 상태를 만족한 상태로 착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수동적인 특성은 자족하는 마음과는 전혀 성질이 다르다. 야망이 있고 없고는 만족하는 마음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족할 줄 아는 사람은 결단을 내리는 일을 피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또 외부의 어떤 압박에도 눌리지 않기 때문에 섣부르게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자족하는 마음은 정체되거나 발전 없이 한곳에 머무는 상태가 아니다.
책에는 저자의 막내아들이 16살 때 차를 사기 위해 1만2000달러라는 큰돈을 모으는 장면이 등장한다. 아들이 목표한 금액을 모으는데 성공하면 그 돈과 똑같은 액수를 보태주기로 했던 아버지는 약속대로 1만2000달러를 아이에게 축하선물로 건넸다.
2만4000달러를 받은 아들은 그러나 1만4000달러짜리 차를 사고 나머지 1만 달러를 페루에 기부하기로 결심한다. 목표는 물질적인 것이었지만 만족을 아는 사람은 욕심을 버리는 결단을 내림으로써 행복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겸손을 가르쳐라
아이들은 사랑받아 마땅하고 또 사랑받고 있음을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한다. 아이들은 보살핌을 받는 게 당연한 소중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우리 사회는 이 숭고한 목표가 변질된 경우가 많다.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심과 근거 없는 자신감, 즉 그릇된 자부심을 길러주는 부모가 많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좋지만, 무작정 떠받들어 키우면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줄로만 아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고 만다. 가장 큰 문제점은 모든 것을 자녀 중심으로 맞추다보면 아이가 겸손을 배울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귀한 존재임을 느끼게 하되, 겸손함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다. 겸손은 감사하는 마음을 기르는 귀한 덕목이며,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게 된다. 결국 겸손을 가르치는 것은 자녀의 미래를 밝히는 큰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책은 감사하는 마음이 불만을 치유하는 좋은 해독제라고 말한다. 저자는 자녀의 마음에 불만족이라는 병균을 심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적군을 향해 부모가 용기 있게 맞서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래서 결국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책에서 내 아이를 위해 부모가 물려줄 유산이 무엇일지는 단순명료하게 제시되지 않는다. 모든 부모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유산이라고 하면 보통 떠올리는 부모의 재력이나 사회적 배경이 정답이 아님은 확실하다.
그런 것들은 부모에게 귀속되어 있는 것일 뿐 온전히 자식들의 것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내 아이 스스로 그런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 부모로서 물려줘야할 유산일 것이다.
책에서는 내 아이가 성인이 된 후 자립할 수 있도록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노동, 소비, 저축, 기부, 예산, 부채, 학자금, 자족, 가족 그리고 유산. 이렇게 총 10개의 테마를 바탕으로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경제관념을 확립시켜준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10가지 삶의 지혜는 아이들 뿐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진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준다.
과거 세대는 물론 현 세대에서도 자녀에게 경제관념에 대해 가르치는 부모는 사실상 전무하다. 그만큼 부모와 아이들이 모두 경제관념에 무지하다는 게 현실이다. 21세기 현대 사회는 경제 문제가 가장 이슈인 사회다. 어찌된 일인지 갈수록 먹고살기 힘들어지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진짜 세상’에서 내 자녀가 당당히 자립할 수 있는 아이가 되길 바란다면 올바른 경제관념과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 성인인 부모가 먼저 배우고 깨달아야 한다. 내 아이에게 물려줄 위대한 유산은 결국 부모로부터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글. 정일환 기자(imtheto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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