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9살 소년이 레고 조립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연간 130만달러를 벌어들인다는 기사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어린이들만이 관객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분명한 착각입니다. 이미 LEGO社에서 직접 언급할 정도로 레고를 이용한 재테크(레테크)는 이미 철없는 남자들의 재산목록 1위로 등극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피규어뮤지엄’과 같은 곳에서는 감정가가 1억원이 넘는 건프라(건담 프라모델)도 전시하고 있다고 하니 장난감으로만 볼 일 만은 아닌듯 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키덜트 문화에 대해 너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과거에 대한 향수이건, 현대사회에 대한 반항이건 간에 결국 중요한 것은 꽤 괜찮은 비즈니스로 자리잡았다는 사실 하나입니다. 용산 아이파크내 ‘토이&하비’나 수원 AK백화점의 ‘키덜트관’은 이미 지역명소로 자리잡은지 오래며, 최근 개장한 이마트타운의 경우 가전전문매장인 ‘일렉트로마트’ 안에 각종 피규어와 완구에 더해 드론이나 액션캠 등의 체험매장까지도 설치해 남심(男心)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시각을 조금만 넓혀보면 키덜트는 결국 캐릭터 산업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산업의 발상지이자 전세계 캐릭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의 캐릭터&라이선스 시장은 859억달러(약 88조원)에 달합니다. 그 뒤를 따라 일본과 캐나다가 각각 101억달러, 93억달러에 이르며 심지어 중국마저도 50억 달러 규모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캐릭터시장을 이끄는 원동력은 디즈니社입니다. 지난해 대히트를 기록한 ‘겨울왕국’을 빼더라도 소매부분 영업이익이 1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하니 놀랍기 그지 없습니다. 일본에서는 ‘헬로키티’의 산리오와 ‘건담’으로 유명한 반다이가 캐릭터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으며, 유럽의 경우 국내에도 잘 알려진 BBC의 텔레토비와 덴마크의 레고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국내 기업들의 경우 캐릭터 산업의 성장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영실업의 또봇이나 손오공의 터닝메카드가 한국 완구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아이들의 장난감 수준에 불과합니다. 향후 키덜트 열풍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캐릭터 개발이 필요하다는 평가입니다.
국내에서 ‘키덜트의 성지’를 꼽는다면 일본 캐릭터들이 압도적입니다. 그 중에서도 대표주자를 꼽자면 바로 반다이社(일본내 BANDAI NAMCO HOLDINGS로 상장)를 들 수 있는데, 1950년 작은 장난감 회사로 출발한 동사는 인기있는 캐릭터를 꾸준히 사들여 지금은 완구(프라모델)에서부터 에니메이션, 모바일게임까지 영역을 넓혀 놓았습니다. 지난해 실적이 급증한 반다이코리아의 경우 20114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05억원과 88억원에 달합니다. 파워레인저의 신판과 요괴워치의 높은 인기가 실적개선의 원인이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일본 반다이남코의 실적에 있어 지난해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캐릭터는 파워레인저나 요괴워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부동의 1위는 바로 ‘건담’인데, 사람으로 치면 올해 37살이 되어버린 건담의 인기는 여전히 높습니다. 물론 건담시리즈에 워낙 고가제품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빠와 아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몇 안되는 아이템이라는 점이 비결이기도 합니다(아마 고가 라인업은 대부분 아빠들이 사버리겠지만).
실제로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건담을 파는 ‘건담베이스’는 9월 들어 메인층인 3층(용산역과 바로 연결됩니다)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지난 8월에는 코엑스에서 일주일간 ‘2015 건프라 엑스포 코리아’가 개최되기도 했습니다(12월에는 일본에서 글로벌 건프라 월드컵이 개최됩니다).

반다이로부터의 얻은 교훈은 크게 두가지 정도입니다.
우선, 반다이의 비즈니스모델을 견고하게 하는 것은 신규 캐릭터가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랑 받아온 형님들(?)이라는 것입니다. 이제는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고 있을 법한 64년생 ‘아톰’ 형님, 꽃미남배우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은 71년생 ‘가면라이더’ 형님, 멋진 쫄쫄이만 찾아다니는 꽃중년 75년생 친구 ‘파워레인저’씨, 이제는 한국 나이로 37살이 되어버린 79년생 늙다리 동생 ‘건담’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길디긴 생명력을 끝내주게 자랑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의 팬인 글로벌 베이비부머들 역시 그의 자녀들과 함께 생명연장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결국, 최근의 소비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주요 세력들은 바로 베이비부머들이라는 점. 바로 이들의 추억과 생각을 읽어내야 합니다.
둘째, 글로벌라이징에 관한 고민입니다. 반다이의 경우 무시무시한 캐릭터 군단을 가득 안고있음에도 성장속도는 너무나도 더딘데, 글로벌 캐릭터 산업의 성장과 비교해보면 답답할 정도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매출 대부분이 아직까지도 일본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애초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미국업체들과 비교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최근들어 반다이 역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큰 성과는 거두지 못한 상황입니다. 국내에서 굳이 비교한다면 인간 캐릭터를 주업으로 하고 있는 엔터산업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까지 일본 매출이 여전히 크다는 약점이 있지만 적어도 반다이와 비교할 때 글로벌 진출 속도는 어마무시하게 빠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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