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변액관리 시리즈 링크
변액관리(4) - 예측이 아닌 대응으로, 펀드변경<2>
지난 시간까지 간략하게 ‘무 위험 포트폴리오’와 분산투자의 원리에 대한 설명을 마쳤다. 이제는 지난 글에서 서두를 뗀 ‘바구니 속의 바구니’ 즉 변액 포트폴리오의 실전적인 구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볼 차례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투자자 각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기준에 따라서 많은 이견과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필자의 펀드 관리 경험에 비추어 보면 투자의 일반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충분히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투자전략의 수립이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이번 글에서는 펀드의 선택과 변경에 대한 본론, 즉 전략적 자산배분과 전술적 대응에 대한 설명에 들어가기에 앞서 투자를 대하는 기본적 시각을 간단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투자에 임하는 기본적인 전제가 충족되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포트폴리오라 해도 궁극적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치 학생이 아무리 훌륭한 ‘학습 노하우’를 알고 있다 하더라도 공부를 하는 궁극적인 목표와 장래에 이루고자 하는 꿈이 명확하지 않다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
FAST FOLLOWER : 변액관리, 먼저 경기흐름을 읽자. 그리고 예측하지 말고 대응하자.
결론부터 언급하자면 변액관리의 핵심은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읽고, 경기순환의 리듬과 주기에 몸을 맡기는데 있다. 다시 말하지만 펀드(=변액)의 경우, ‘개별 주식의 집합체’ 이기 때문에 개별주식과 기업에 대한 분석은 큰 효과를 보기 어렵고, 일정 지역이나 국가, 혹은 특정 분야(섹터)의 글로벌 경기흐름을 읽으면서 이에 ‘대응’해 나가는 것이 최선이다. 물론 대응이 아닌 ‘예측’이 된다면 더욱 큰 투자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미래를 내다본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만일 노스트라다무스가 자산가격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었다면 골방이 아닌 지중해 별장에서 두 발을 담그고, 어린 아이처럼 물장구 치며 세상의 종말을 예언했을 것이다.
그림1> 미래를 예측할 수만 있다면.
혹시 1990년 즈음 한판 붙은 펀드 매니저와 원숭이의 투자 대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일이 있는가. 모든 변수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투자한 펀드 매니저보다 양손으로는 바나나 껍질 벗기면서 발가락으로 투자한 원숭이가 더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던 역사적 사건을 말이다. 물론 일회성 대결이 아니라 다회성 장기 대결로 갔다면 확률 게임, 대수의 법칙에 의해 펀드매니저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로 미래를 훤히 내다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오죽하면 주가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고 이야기 하겠는가.
하지만 좋은 소식이 있다. 단언컨데 ‘예측’은 필요 없다는 것. 왜냐하면 예측을 통해 FIRST MOVER(최초 이동자)는 되기 어렵지만 시의적절한 대응을 통해 FAST FOLLOWER(신속 추종자)가 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읽고 대응할 수 있는 식견과 안목이 있다면 단기적으로는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게임이 바로 펀드를 이용한 투자게임이다.
예를 들어 보자. 최근 언론에서는 매일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주춤하기 때문에 미국 연준(FRB)의 금리인상이 연기되거나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예측을 쏟아낸다. 그러나 과거의 경기흐름과 미국 경제의 특성을 읽는 다면 이 ‘예측’은 사실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위기와 불황을 극복하는 과정인 경기회복은 통상적으로 2단계로 나누어서 이루어진다. 첫 단계는 ‘정부의 지원’과 ‘수출’이 주도하는 단계, 두 번째 단계는 그렇게 살아난 기업이 임금을 올리고, 은행이 대출을 풀기 시작하면서 소비가 늘어나 ‘내수’가 주도하는 단계이다. 이제 미국은 첫 단계의 막바지에 도달했을 뿐이다. 향후 2~3년간은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내수가 미국의 경기회복을 더욱 강하게 이끌 것이다.
또한 시중에 풀려진 자금이 대출과 투자를 통해서 시중에 풀리기 시작하면 막대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위험이 다분하므로 금리의 인상은 반드시 완만하지만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따라서 향후 3~4년동안 미국의 주식형 펀드는 아주 높지는 않지만 꽤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반대로 신흥국이든 선진국이든 채권형 펀드는 다소 위험하다. 정책금리가 올라가면 채권의 금리도 같이 올라가고 이에 반비례하여 채권가격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어떤 예언자의 말이 아니다. 미국 경제와 경기변동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다면 ‘실업수당 청구건수’, ‘철도 수송량’ 등의 다양한 경제지표를 통해서 충분히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림2> 인내의 중요성
중장기적 안목과 인내 - 지나치게 ‘액티브’한 대응은 오히려 화를 부를 수 있어.
하지만 대응할 때 꼭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단기적인 이슈에 대해서 일희일비하거나 조급하게 대응하면 대부분의 경우 투입되는 시간과 에너지에 비해 큰 투자효과를 보기도 어렵고, 오히려 역효과가 날 가능성도 훨씬 높아진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인간이 단기적인 증시의 흐름을 예측하면서 투자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얼마 전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충격파로 세계 증시가 동반 추락하던 기억을 떠올려 보자. 당시 중국은 장기적인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서 관리 변동 환율제도를 자유 변동 환율제도로 바꾸는 데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위안화의 환율 변동의 폭을 확대했다. 그러나 세계 증시는 중국의 통화 당국이 경기 악화가 심화되는 것을 우려해 수출 증대를 통한 경기 부양을 시도한 것이라고 오판하고 일제히 하락 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마켓 PER (= 시가총액 / GDP = 벨류에이션, 즉 저평가 정도를 의미)를 보면 최근에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인 미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보다도 저평가된 것으로 나와 있어 궁극적으로는 중국의 주가지수는 펀더멘탈(본질가치)에 적합한 수준으로 수렴(재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당장 주가가 떨어진다고 해서 공포심이나 불안감에 섣불리 펀드를 바꾸면 장기적으로 상승 여력이 충분한 중국 기업들의 주식이나 펀드 좌수를 저렴한 가격에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단기적인 경제 이슈나 시장의 반응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펀드의 변경은 최소 2~3년 간의 글로벌 경기흐름과 펀더멘탈을 보며 신중히 이루어져야 하며 단기적인 이슈에 휘둘리지 말고, 꾸준히 좌수나 주식을 매수하여 Cost Average효과 (평균 매입단가 인하 효과 ? 정액 분할 투자를 통해 주가 하락 시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확보 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수익률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투자의 두 가지 원칙 : 기대수익률 조정, 독자적 투자
요컨데 만일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단기적으로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겠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세계 최고의 주식부자인 워렌 버핏을 비롯해서 지구상에 그 누구도 짧은 시간 동안 주식을 사고 팔기를 반복하는 단타매매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계속해서 성공한 사례는 없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 최소 1~2년 이상 멀리 보면서 투자한다면 ‘예측’이 아닌 ‘대응’으로 누구나 꽤 양호한 수익을 꾸준히 거두는 것이 가능하다. 단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는 기대수익률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 둘째는 스스로 공부하고 판단하면서 “독자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추구 하다 보면 조바심에 연단위로 길게 보는 관점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져 잘못된 투자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투자의 세계에서 대박을 노리지 않으면 쪽박도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항상 기대수익률은 물가상승률이나 시중은행의 예적금 수익률 이상으로 ‘겸허하게’ 잡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재무상담 과정에서도 펀드, ETF, ELS 등의 목표 수익률을 연 5% 내외로 잡는 경우가 많다.) 또한 독자적인 기준 없이 대세나 소문에 휩쓸려 투자판단을 내리다 보면 투자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나만의 투자결정을 내리는 기준과 노하우를 축적해 나가기 어려우므로 당장은 몰라도 궁극적으로는 반드시 실패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당장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당장의 ‘수익’보다는 투자 역량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자. 투자자 스스로가 공부하면서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훈련을 하고, 또한 적절한 손절매를 통해서 시장에서 끝끝내 살아남는 다면 누구나 결국에는 성공적인 투자를 하게 될 것이다.
(다음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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