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여의도는 한참이나 쿵쾅거렸습니다. 한강 여의도지구에서 일렉트로대쉬(electrodash)라는 파티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사실 일렉트릭 대쉬는 2013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시작된 이색 마라톤 대회로 지금까지 미국을 비롯하여 유럽, 일본 등지에서 이미 30회 이상 개최된 바 있으며 총 40만명 이상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감에서 느낄 수 있듯 이 마라톤은 EDM(일렉트릭 댄스 뮤직)을 들으며 한강변을 달리는 행사지만 실상 달리기보다는 야외 클럽을 즐긴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합니다. 출발하기 전부터 유명DJ와 함께 음악에 몸을 맡기고, 야광봉을 휘어 만든 모자와 선글라스로 잔뜩 멋을 내 셀피를 찍어대고, 행사를 후원하는 맥주회사에서 유료로 제공하는 여름밤 맥주도 적당히 즐겨봅니다.
출발과 동시에 온 몸에 뿌려지는 컬러파우더가 묘한 즐거움을 주는데다, 한강터널 속에서 펼쳐지는 레이저쇼는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이 되기도 합니다. 곳곳에서 물총싸움이 펼쳐지고 각종 비누방울 쇼와 스프레이 눈꽃 등도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렇게 한강의 여름밤을 즐기다보면 3.5킬로는 금새 지나가버리고 피니쉬라인이 다가오면 허리까지 올라오는 거품목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즐거운 밤놀이의 공식마감은 저녁 11시까지 이어졌습니다. 11시 이후에는 에프터파티가 강남 모처에서 또 있었다고 하지만 8시부터 시작된 한강파티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는 평입니다. 20대 남녀가 주력이었지만 간혹 가족단위로 나온 분들도 눈에 띄었으며(어린이들 역시 참여가 가능합니다), 구경만 하고 있던 저로서도 다음에는 참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렉트로대쉬’를 통해 얻을 수 있던 것 몇 가지를 정리해 봅니다.
첫째, 도시를 즐기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인식입니다.
여행객에 있어 도시는 대부분 한가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를테면 예술의 도시 ‘파리’나 도박의 도시 ‘라스베가스’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산업이나 역사, 문화와 관련된 이미지가 많지만 인위적인 경우도 꽤 많습니다. 눈축제로 유명한 도시 ‘삿포르’의 경우 2월초부터 일주일간 축제기간 동안 방문객수가 200만명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같은 훗카이토의 오타루시 역시 쇠퇴하는 항구도시에서 지금은 해외관광객만 한해 700만명 이상 방문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최근 서울시가 야심차게 준비한 각종 축제(일렉트로대쉬뿐 아니라 신촌 물총축제, BJ 썸머축제 등)들은 꽤 의미있는 발걸음입니다. 한국 방문객 대부분의 후기가 쇼핑 등을 제외할 경우 재미없는 여행이었다는 평가라는 점에서 이러한 다채로운 행사들에 아이디어를 좀 더 싣는다면 또다시 한류 르네상스가 도래할 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면, 7월 들어 덕수궁을 야간에도 개방하고 있는데, 여기에 중국에서 한창 핫한 런닝맨 놀이를 결합해본다면 서울을 즐기는 방법이 좀 더 다채로워질 것입니다. 화장품만 사러 한국에 오기보다는 실컷 즐기고 난 다음에 화장품도 사가는게 훨씬 낫다는 이야기입니다.

둘째, 어째서 달리기와 파티를 결합했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관심이 높아지는 분야인 건강과 젊은이들의 특권인 파티문화가 절묘하게 결합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많지는 않았지만 가족단위로 참여하거나, 연식이 좀 되신 분들도 일렉트로대쉬에서는 볼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번 행사는 달리기라는 미명 하에 오히려 클럽문화를 세대간에 전파하는 계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홍대클럽에는 들어갈 수 없는 나이가 되었지만 지금의 40대들은 1세대 홍대 클럽(드럭을 기준으로 한다면 94년이 원년. 크라잉넛, 노브레인, 자우림 등이 드럭 출신)을 휩쓸었던 원조 클러버이기도 합니다. 술과 골프로 획일화 되었던 이들의 취미가 최근 들어 다양하게 변화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며, 더불어 캠핑과 같은 가족단위의 놀이 확산에도 좀 더 관심을 가져야만 합니다.

셋째, 공유경제가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일반적으로 공유경제를 떠올리면 소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물품을 빌려쓰는 렌탈비즈니스를 떠올리게 됩니다. 많이 알려진 에어비앤비나 우버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죠. 하지만 공유경제를 설명함에 있어 좀 더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이며, 좀더 나아가면 감성을 공유하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이를테면 넷플릭스나 애플뮤직 등의 성공은 소프트웨어 공유에서 비롯된 것이며(불법공유를 벗어난), 최근에는 웹툰까지도 돈이 되는 모습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하드웨어의 공유는 비용절감이 목적이지만 소프트웨어나 컨텐츠의 공유는 비용뿐 아니라 감성의 결합이 보다 중요합니다. 일렉트로대쉬 참여자들의 행복한 기분은 자신뿐 아니라 구경꾼들에게도 전파가 됩니다. 5만원을 내지 못한 덕에 모든 즐거움을 가질 수는 없지만 어느새 내 몸도 들썩거리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즐거움을 배가시키려면 5만원을 내고 직접 참여함으로써 감정을 공유하는 편이 낫습니다. 감정의 공유는 즐거움을 배가시키는데 있어 가장 훌륭한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명백한 사족. 은희경작가의 ‘소년을 위로해줘’를 보면서 17살 주인공 소년이 랩을 통해 힐링하는 모습을 보며 많이 부러웠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여유는 많아지지만 힐링할 수 있는 대상은 더욱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집에 가서 앞으로 무엇을 하고 놀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 볼 생각입니다. 남들이 하니까 하는 것 말고, 내가 위로 받을 수 있는 바로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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