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혁 신한금융투자 투자자문부 연구위원
"안전자산의 대표명사였던 채권시장이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으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스몰 로테이션을 겪게 되는 올 하반기에는 공모주 하이일드펀드 등으로 채권 리밸런싱,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옥석 가리기를 해야 수익률을 높다고 봅니다."
초저금리 예·적금, 횡보 중인 한국 주식시장, 금리인상 이슈에 빛바랜 채권시장, 유가하락으로 상승 탄력을 못받고 있는 파생상품 시장. 아무리 둘러봐도 눈에 띄는 투자처가 없다. 투자처를 잃은 투자자들을 위해 서준혁 신한금융투자 투자자문부 연구위원에게 자산 리밸런싱 비법을 들어봤다.
□ 글로벌 경제회복세 제한적…재테크 공황시대?
글로벌 경제가 2007년 미국 금융위기와 2012년 남유럽 재정위기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별 성장률이 높아지고, 기업 실적도 좋아지고 있어 회복세를 의심할 여지는 없다. 문제는 회복세가 낮은 점이다.
각 국가별 성장률과 물가를 보면 상황이 여실히 드러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의 성장률을 3.1%로 비교적 높게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는 지난달 미국의 성장률을 2.4%로 하향 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올해 2%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다음으로 큰 경제권역인 유로존과 일본은 1% 초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
반면 중국은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10%에서 8% 성장률을 기대하는 나라였지만 이제는 7%를 지키느냐 못 지키느냐가 화두가 됐다.
또 물가가 너무 낮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전혀 없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한다. 유럽과 일본이 인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만들기 위해 양적완화를 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돼야 자산가격이 올라가고, 국민 소득이 높아져 소비도 증가하는 선순환구도를 타게 되기 때문이다.
□ 하반기 미국 금리인상…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동
결론적으로 투자자들이 투자처를 찾기 힘든 시기가 도래한 셈이다. 이렇게 애매한 시점이어서 신한금융투자는 올 하반기에서 내년으로 넘어가는 자산시장의 무게 중심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넘어가는 수준은 스몰 로테이션 정도로 진행될 것이다. 그레이트 로테이션, 빅 로테이션, 스몰 로테이션을 나누는 기준은 금리가 상승하는 속도이다.
지난 1994년의 경우 금리가 파격적으로 인상됐던 시기로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있었다. 당시 FRB의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이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면서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격적으로 50bp, 75bp씩 금리를 올렸다.
채권시장의 대학살이라고 불릴 정도로 전 세계 채권투자자들이 혼란에 휩쌓였다. 2차 대전 이후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그때 만큼 혼란스러웠던 시기가 없었을 정도다. 모든 투자자들이 채권을 동시에 헐값으로 팔아버리고, 현금을 만든 후 다른 투자대안을 찾아 떠났다.
2004년에는 그리스펀이 10년 전 학습효과 때문에 3~4년 동안 매 FOMC마다 0.25%씩, 20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금리인상을 진행했다. 금리인상을 예측한 채권 투자자들이 점차적으로 대안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벌어진 현상이 빅 로테이션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2004년보다도 조금 더 속도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004년에는 전통적인 경기순환이론이 적용되는 시기였지만, 지금은 국가들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경기를 회복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오는 9월 처음으로 기준금리의 인상을 시작하고 2017년까지 3년 동안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FOMC는 이미 "0.25% 범위 내에서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에 9월에 한번 0.25% 올리고, 당분간 이 수준을 유지하다가 12월에 한번 정도 더 금리를 올려서 올 연말에 0.5%를 맞춘다는 구상인 것 같다. 내년에도 몇 차례 기준금리 올려서 2017년에는 미국 기준금리가 2%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금리는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다. 일정시점 후에는 유럽과 일본 그리고 중국의 금리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금리인상 후에는 캐리수익 증가폭보다 채권가치가 하락폭이 커져 채권을 계속 보유할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채권을 대체할 수 있는 투자자산으로 자산의 배분 비중을 바꿔야 할 것이다.
□ 하반기 국내 공모주 하이일드펀드 유망
채권 리밸런싱 전략을 크게 국내와 해외로 나눠 볼 수 있다. 한국은 글로벌 채권시장 중 가장 강한 시장이었다. 다른 나라들이 기준금리를 더 이상 낮출 수 없는 상태에서 한국만 두 번의 기준금리를 더 낮췄기 때문이다. 금리인하 기조가 올 상반기까지 유지됐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국내 채권 투자자들은 채권시장의 몰락을 체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싸이클도 이젠 끝났다. 올 하반기까지 현재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다가 내년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채권가치가 내년부터 점점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채권 투자자들은 올 하반기 차익실현 후, 국내에 있는 공모주 하이일드펀드를 대안 투자처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공개(IPO) 공모주 시장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더욱 활성화 된다. 이유는 대부분 12월 결산기업이 지난해 정기보고서를 제출하고 주주총회 후 실적을 확정을 짓는 시점이 대략 3월인데, 이를 기반으로 IPO를 진행하는데도 3~4개월이 추가적으로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 상반기보다 하반기 기대수익률이 월등히 높다. 연 5~7% 수준이다. 더불어 최근에 나오는 공모주 하이일드펀드는 분리과세 혜택도 부여하기 때문에 종합소득과세가 불리한 자산가들에게 유리하다.
흥국자산운용, KTB자산운용은 IPO에 특화돼 있는 회사이다. 22일 기준, 설정된 지 6개월이 넘어선 KTB공모주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는 운용자산이 530억원을 넘어섰다. 누적수익률은 1개월 수익률이 1.1%, 6개월 수익률이 약 3%이며, 1년 수익률을 약 5%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하이일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미국의 뱅크론, 시니어론이라는 상품으로 리밸런싱을 해야 할 것이다. '대출' 상품이라는 점은 하이일드펀드와 동일하지만, 하이일드펀드는 담보가 없고 뱅크런 펀드는 담보를 가지고 있어 투자 안전도에서 차이가 난다. 또 뱅크론이나 시니어론은 대출을 3개월 미만의 초단기해 시장 적응력이 높다.
뱅크론, 시니어론은 금리가 인상 되면 대출금리를 연동해서 올린다. 부도 위험이 없는 기업이 갚는 대출이자가 늘어나고, 연장선상에서 이들 펀드의 수익은 높아지는 구조이다. 금리 상승기에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이다. 뱅크론, 시니어론 대표 상품으로 올 4월에 설정된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펀드(대출채권)는 3개월 수익률이 1.4%를 기록하고 있다.
□ 아시아 주식시장 저평가돼 팔망미인
채권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는 주식시장이 유일한 대안이 될 것이다. 파생생품, 예적금은 대안이 될 수 없다. 금, 은, 구리, 유가, 농산물 등 원자재에 대한 글로벌 연구소들의 공통적인 가격 전망을 보면 금, 은 가격은 제자리 내지 하락이 유력하다. 또 농산물과 원유도 기대수익률이 10% 이하이다. 고위험을 감수하기에는 미약한 수익률이다.
더불어 원자재 가격은 통상적으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와 대체관계에 있어 반대로 움직이는데 달러 강세 국면에서는 원자재를 통해 고수익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론적으로 '주식'이 대안이다. 하지만 현재 글로벌 주식가격은 평균적으로 높게 형성되어 있어 싸고 모멘텀이 있는 주식을 잘 선택해야만 수익을 낼 수 있다. 저평가된 주식을 고를 수 있는 유일한 시장은 일본,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이다.
이들 국가의 주식은 선진국 주식 가치에 비해 20%이상 저렴한 상태이다. 아시아 시장의 기업들의 이익모멘텀도 높아 금상첨화이다.
아시아의 가장 대표적 자산은 일본 주식이다. 현재 일본 수출기업들의 실적은 연 평균 20~30%씩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연속 갱신하고 있다. 두 번째로 유망한 중국 시장은 최근에 변동성이 컸기 때문에 당분간은 조금 부침이 있는 자산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망하다.
중국은 폐쇄된 시장이었지만 "자본시장을 육성하고, 위안화를 국제화시키겠다"는 경제정책을 시행 중이어서 글로벌 유동성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유동성이 중국 기업에게 분배되고, 기업이익이 늘어나서 임금을 올려주면 내수산업이 눈에 띄게 발전할 것이다. 상해종합지수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5000~6000선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 단, 중국 투자 시 15%를 차익실현의 기준점으로 삼아야 한다.
중국 투자를 위해서 신한BNPP중국본토RQFII펀드,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ASare펀드 등 내수산업에 집중하는 펀드와 CSI300지수를 따라가는 상품이 좋은 투자처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시아에서 한국시장에 대한 전망도 밝아졌다. 한국시장은 최근 5년 동안 박스권에서 움직였고, 기업들 실적 모멘텀도 약한데다 수급상황도 좋지 않아 중립의견이었다. 하지만 최근 전망이 긍정적인 쪽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 상장사들이 벌어들이는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고, 수급상황도 좋아졌다. 1%대의 정기예금에 만족할 수 없는 투자자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글로벌시장 중 부동의 1위이다. 대형주는 모멘텀이 약하지만, 상반기 코스닥시장에 자신감 얻은 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에 계속 유입될 것이다.
하반기에는 중소형 가치주와 정부 정책 수혜를 입고 있는 배당주를 눈여겨 봐야한다. 지금까지 헬스케어가 코스닥을 주도했다면, 앞으로는 사물 인터넷, 핸드폰 부품, IT, 반도체로 종목 장세가 확대될 것이다.
메리츠코리아중소형펀드는 누적수익률 32%를 기록했던 메리츠코리아펀드의 아성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효율적 운용이 가능해 추천한다. 가치주 중에서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펀드는 6개월 수익률이 40%, 12개월 수익률이 49.9%, 3개월 수익률이 22%로 수익이 월등하다. 운용자산 규모는 2000억원 미만이다.
배당수익 + 주가 상승 '1석2조' 효과를 누리는 배당주펀드는 올해는 상반기는 신한금융투자에서 추천하지 않았지만, 하반기에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켰다.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펀드가 유망하다.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펀드는 그 동안 고수익을 기록했지만, 7월 1일부로 주매니저가 교체가 돼 매니저리스크가 발생한 상태이다.
이 밖에 롱숏전략을 쓰는 ARS(Absolute Return Swap), 사모 헤지펀드는 좋은 주식의 가격은 빨리 올라가고, 나쁜 주식 가격은 떨어뜨려 롱숏의 기대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는 상품이다. 하지만 금액 진입장벽이 너무 크다는 단점이 있다.
ARS는 억 단위가 돼야 투자가 가능하고, 국내 사모 헤지펀드도 최소 가입금액이 5000만원이 넘어야 한다. 공모형 헤지펀드는 숏을 칠 수 있는 비율이 20%로 한정돼 수익률을 내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산가라면 사모 헤지펀드를 고려해 볼 만하다.
[조세일보] 우선미, 김용진(사진) 기자
2% 한국시장에 목숨걸지 말라…글로벌 13개 자산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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