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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학문의 발전을 가져온 세종의 인재경영[3]
추천 0 | 조회 2900 | 번호 4701 | 2015.07.21 08:11 지니아이 (fnge***)

역사상 가장 많은 업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되는 세종대왕. 그 중에서도 신분을 막론하여 능력이 출중한 인재를 등용했던 그의 인재 경영 능력은 특히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 달의 왕의 경영학에서는 학벌, 집안, 외모 등 조건이 중시되는 현대 사회에서 세종의 인재 경영 철학이 시사하는 바를 살펴본다.
지난 상반기 <시즌1. 왕의 경제학>에 이어 하반기에는 <시즌2.왕의 경영학>이 연재된다.


출처 : https://flic.kr/p/8ybDai

세종의 인재양성 기관, 집현전

“언제나 인재는 있지만 몰라서 쓰지 못하는 것이다.” 세종 20년 4월

세종의 인재관을 잘 보여주는 어록이다. 세종은 항상 인재에 배고픔을 느꼈던 군주였다. 이러한 내용은 실록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세종 8년에는 “정치가 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대의 영재(英才)가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세종 20년 3월에는 “열 집이 사는 작은 고을에도 반드시 충직하고 신실한 사람이 있는 법인데 하물며 온 나라 안에 어찌 사람이 없음을 걱정할 것인가. 다만 구하기를 정성껏 못하고 천거하기를 조심하지 않았는지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재위 29년에는 과거시험 문제로 ‘인재를 구해 쓰는 법’을 내기도 했을 만큼 세종은 ‘사람’을 중시했다.

세종의 인재관은 집현전(集賢殿)을 통해 발현되었다. 1136년 고려 인종 대 설치된 집현전은 조선 건국 이후에도 그대로 존치됐으나 본격적인 기능이 시작된 것은 세종 대였다. 이전까지 단순 학문 연문 기관에 불과했던 집현전은 1421년(세종 3년) 3월 확대·개편 되었다. 세종이 개편한 집현전의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서적의 보관과 관리·문헌 연구·국왕의 정책 자문’기관으로의 역할을 담당했다. 현대적 관점에서 보자면 도서관과 연구개발(R&D), 싱크탱크(Think Tank)*의 역할인 셈이다.

* 싱크탱크(Think Tank): 모든 학문분야 전문가의 두뇌를 조직적으로 결집해 조사·분석 및 연구 개발을 행하고 그 성과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


출처 : https://flic.kr/p/rAEKeD

개국한지 채 30년이 되지 않은 조선의 최고 경영자가 된 세종에게는 무엇보다 인재가 절실했다. 학문뿐 아니라 농업, 문학, 천문, 의학 등 전 분야에서 인재가 필요했다. 집현전의 기능 확대와 개편은 인재양성 기능을 강화하려는 세종의 복안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집현전은 신숙주, 박팽년, 성삼문, 이개, 서거정, 김수온, 강희맹 등 99명에 달하는 인재를 배출).

집현전에 들어온 학사들은 녹록치 않은 업무량을 소화해야 했다. 매일 철저한 일정관리 속에서 연구한 범위가 장부에 기록되었다. 이는 매월 말 왕에게 보고되었다. 집중적·체계적 관리 속에서 집현전 학사들은 단시간 내 경륜을 쌓았고, 세종의 국가 경영 이념 또한 빠르게 습득되었다.

총명하고 장래성 있는 젊은 관원에게는 휴가를 주고 마음껏 독서에 전념할 수 있게 하는 제도도 마련했다. 사가독서(賜暇讀書)*라 불린 이 제도는 세종 8년 처음 시행되었다. 처음으로 혜택을 받은 이는 집현전 학사 권채, 신석견, 남수문 등으로 이들은 ‘6개월 동안 집현전 업무나 조정 행사에 참여하지 않아도 좋으니 조용한 곳에서 독서와 연구에만 몰두하라’는 명을 받았다. 이른바 ‘안식년 제도’라 할 수 있다. 이밖에 학사들에 대한 세종의 지원은 적극적이고 폭넓었다. 집현전 학사들은 관리의 비리·부정을 감찰하는 사헌부의 규찰 대상에서 제외됐을 뿐 아니라 궁에 들여온 책을 가장 먼저 받아보았다. 왕이 집현전을 직접 방문하거나 음식을 보내는 일은 비일비재 했으며 신숙주, 성삼문 등에 견식을 넓히라는 의미로 중국유학을 보내기도 했다.

* 사가독서(賜暇讀書): 베풀 ‘사’, 겨를 ‘가’, 글자 그대로 ‘여가를 하사받아 독서를 하다’라는 의미.



신분과 감정을 초월한 인재등용

세종의 ‘인재 사랑’은 집현전 학사들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 신분의 차이도 세종에게는 문제가 아니었다. 장영실이 대표적인 경우다. 경상도 동래현의 노비였던 장영실은 손재주가 좋아 동네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소문을 듣게 된 세종은 바로 장영실을 불러들였다. 세종시대의 농토는 천수답(天水畓)*으로 농사철을 앞두고 가뭄이 지속되어도 농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호미나 쟁기로 땅을 질러 물기의 정도를 알아보는 수준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과학적 영농법의 개발이 필요했고, 세종은 장영실이 적임자라 보았다.
그러나 천한 출신의 장영실을 두고 신하들의 반대가 거셌다. 세종의 아버지 태종 또한 반대했다. 노비에게 벼슬을 내린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세종은 장영실에게 왕의 옷과 궁중의 금은재물을 책임지는 ‘별좌’ 벼슬을 내려 항상 곁에 있도록 했다.


출처 : https://flic.kr/p/jyB1Y3

세종의 지원을 등에 입고 장영실은 세계 최초로 측우기를 발명했다. 혼천의(천체 관측 기구), 양부일구(해시계), 자격루와 옥루(물시계) 등도 장영실의 작품이다. 이는 백성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을 줬다. 조선 정부의 비축미는 선조 대 50만석에 불과했으나 세종 대에는 500만석을 넘어서며 농업생산성이 최고조에 달했다.

세종의 인재관은 사적·정치적 악감정도 초월했다. 정승으로 이름을 날린 황희가 바로 그런 경우이다. 황희는 양녕대군의 폐위와 충녕대군(세종)의 왕위 등극을 강하게 반대했던 인물이다(1418년에는 양녕대군 폐위를 반대하다 태종의 진노를 사 유배를 가기도 함). 도덕성 또한 문제가 있었다. 대사헌 시절의 비리혐의, 반역자인 박포의 아내와 간통한 혐의 등 도덕적 잣대로는 관료에 부적합하다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종은 황희의 뛰어난 경륜과 실용 학문에 대한 능력을 보았다. 황희를 발탁한 세종은 변방의 육진 개척, 사군 설치, 외교와 문물제도 정비, 집현전을 중심으로 한 문물 진흥 등 나라의 주요한 일의 지휘·감독을 맡겼다. 18년간 정승을 지낸 청백리 재상은 세종에 의해 탄생한 셈이다.

* 천수답(天水畓): 저수지나 강으로부터 물을 끌어대거나 지하수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전혀 없는 지역의 논.


사진 : https://flic.kr/p/7tfWNV

성공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수직형 조직 구조에서 수평적 조직구조로 형태를 전환했거나 전환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급격히 변화하는 기업 환경 속 연공서열에 따른 업무 구분, 상명하복식 의사결정 구조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임을 반영하는 처세이다. 능력 있는 개인의 개성과 역량이 기업의 운명까지 좌우하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구글(Google)은 인재경영을 추구하는 대표 기업이다. 구글의 채용에는 매년 100만~300만명의 지원자가 몰리는데, 합격자는 불과 5,000여명으로 합격률은 0.25% 수준이다.

선발 기준에 출신 학교, 성적 등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이 타 기업과의 차이점이다. 대신 ‘즐길 줄 아는 가, 양심적인가, 지적으로 겸손한가’ 등 다소 엉뚱하다고 할 수 있는 기준을 갖고 수차례 인터뷰를 통해 다면 평가를 시행한다.

선발된 신입직원인 ‘뉴글러’들은 구글이 개설한 다양한 사내강좌를 듣게 되는데, 교육 후에는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지 평가가 이루어진다.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되는 강좌는 과감히 폐지한다. 구글은 직원들에게 20%의 여유 시간을 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루 업무시간의 20%를 업무 외 자신이 관심 갖는 것에 쏟도록 하는 것이다. 이 시간 동안은 일을 안 하고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어도 상관하지 않는 것이 방침이다. 직원들이 관심 갖는 일, 하고 싶은 일에 투자한 20%의 시간은 곧 회사의 경쟁력이 된다.


사진 :https://flic.kr/p/4pF5iW

세계 최고의 이메일 서비스가 된 G메일 역시 20%의 시간에 의해 만들어졌다. 뭔가 재미있는 일이 없을지 궁리하던 엔지니어들이 여가 시간에 뚝딱 만들어낸 서비스이다(구글이 20% 규칙을 널리 권장하게 된 것도 G메일의 대성공에 힘입은 바가 크다).
구글은 까다로운 인재선발을 시작으로 꾸준한 관리와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사진 : https://flic.kr/p/rNbb1T

독일계 기업인 지멘스(Siemens)의 사례도 눈 여겨 볼 만 하다. 독일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전기 · 전자기업 지멘스는 내부 인재를 키워 회사의 핵심인재로 육성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 지멘스의 전 회장인 하인리히 폰 피러 역시 내부에서 핵심인재로 육성되어 CEO를 역임한 인물이다.

지멘스의 임직원은 직위와 직무능력에 따라 S1~S5의 5단계로 분류된다. S1~S3그룹은 핵심인력, S4~S5그룹은 잠재력을 가진 인력으로 구분한다. 또한 인재관리 시스템인 SLE(Siemens Leadership Excellence)를 두어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교육프로그램을 차별화하고, 개인의 업무실적을 분석 · 평가하고 있다.

지멘스는 핵심인력(S1~S3)과 잠재력을 가진 인력 모두(S4~S5)에게 자신의 업무영역에서 최대의 성과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외연수, 순환근무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제공한다. 누구도 낙오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 철학이다.

국내 기업인 효성그룹의 사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효성그룹은 선발 시 어학점수, 학점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대신 직무역량, 핵심가치 보유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인·적성 검사, 집단토론 면접 등이 실시된다. 선발된 신입사원에게는 다양한 맞춤형 교육이 제공된다. 6개월간의 OJT교육, 그룹 입문 교육, PG입문교육(부서별 심화교육) 등이 실시된다. 선배 사원과 1대1로 짝을 지어 진행되는 ‘신입사원 멘토링’과 영어집중교육도 특징적인 부분이다.

2013년에는 체계적 인재육성 시스템을 갖추고자 ‘효성인력개발원’이 신설되었다. 효성인력개발원을 통해 신입사원뿐 아니라 직급별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시행된다.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하겠으나, 인재경영이 기반이 되어 그룹의 성과는 날로 좋아지고 있다. 2007년 5조 4,251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인력개발원 신설 이후인 2014년 12조 1,771억원으로 급증하기도 했다.

출처 : https://flic.kr/p/kJfGKu

그러나 인재경영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에너지투자회사인 엔론(ENRONNE)은 지나친 인재경영으로 도산을 맞았다. 엔론은 하버드 등 명문대 출신과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우수한 인재들을 무더기로 선발했다. 케네스 레이 회장이 “우리 회사를 경쟁사로부터 차별화하는 것은 우리가 보유한 인재들”이라 했을 정도로 우수 인력 확보에 몰두했다. 그들에게 돌아가는 보수 또한 상당했다.

그러나 선발 후 관리는 지나치게 혹독했다. 엔론은 경영컨설팅회사 매킨지가 제시한 인재경영 전략에 따라 매년 한 두 차례 씩 사원들을 상대평가 하였고, 평가 후 이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10가지
평가요소마다 1~5점씩 점수를 매겨 최고점을 받은 사원에게는 한단계 아래 등급의 사원보다 75%의 상여금을 더 주었다. 최하급의 경우 상여금을 받지 못한 것은 물론 일부는 해고당했다. 지나친 경쟁은 조직의 와해를 불러왔다. 도산을 맞은 데는 경영상의 복잡한 많은 문제들이 걸쳐 있었지만, 인재관리의 문제 또한 큰 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인재경영에는 위험요소도 존재한다. 단순히 능력 위주의 선발을 했다고 해서 곧바로 회사의 성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선발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개인의 특성과 기업의 성과에 적합한 관리이다.

앞서 세종의 인재경영에서 살펴봤듯 세종의 파격적인 인재관이 아니었다면 측우기, 혼천의, 양부일구, 자격루 등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조선의 선진 과학 농업과 발전 또한 뒤쳐졌을 것이다.

취업 8종 세트(학벌, 학점, 토익점수, 어학연수, 자격증, 봉사활동, 인턴, 수상경력)라는 말이 있을 만큼 스펙이 강조되고 있는 현 시대에 세종의 인재경영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히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인재가 아닌 기업의 특성과 업무에 적합한 능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고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결과적으로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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