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
"헬스케어, 바이오, IT 등 최근 증시를 주도해온 성장주는 9월 미국 금리인상과 동시에 한차례 더 과열될 것입니다. 그 후 금리인상 효과가 떨어지는 내년 중후반기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위험자산이 약세로 돌아서면 국채를 분할매수할 기회가 찾아올 것입니다."
한 달 새 국내 증시는 그렉시트, 중국 정부의 인위적 경기부양, 미국의 금리인상, 메르스 사태 등의 각종 이슈로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모두 경험했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지수가 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중심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메크로의 대가인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이 말하는 증시전망을 간추려 소개한다.
내년 중·후반까지 글로벌 증시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글로벌 경기를 견인할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지속적으로 양적완화에 나서 양호한 주가 흐름을 이어갔다. 돈을 풀어서 주가를 부양시킨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가 나타난 것이다.
최근 2년 동안 S&P지수는 PER가 12~19배, 나스닥지수는 PER가 27배까지 상승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단기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B투자증권은 올 하반기, 20% 정도 상승여력이 남아있다고 판단한다. 나스닥 기업의 이익을 살펴보면 주가의 거품을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
□ 美 9월 금리인상 가능성··· 내년 중·후반 글로벌 증시 \'크러쉬\'
미국 증시는 닷컴 버블이 일었던 2000년과 비교해 보면 상황이 확연히 다르다. 당시 나스닥지수 PER는 280배였지만, 현재는 당시의 10분의 1 수준밖에 안 된다. 또 상장종목 수는 당시 4500개에서 2500~2600개로 대폭 준 반면, 나스닥 기업의 배당금은 2000년에 비해 6배 늘어났다.
15년 전에는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 너도나도 기업을 공개했지만 그동안 많이 걸러져 알맹이만 남았다. 지수상으로는 당시 5000이었고, 현재도 5000선이어서 거품이 낀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건실하다. 길리아드 사이언스, 암젠 등 바이오주와 페이스북 등 기술주가 미국증시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 사이클은 회복 초입기에 있다. 상반기 경기가 조금 부진했다고 해서 경기회복 기조가 크게 훼손된 것은 아니다. 그렉시트 등 외부 소음이 많아 회복속도가 더딜 뿐이다.
미국 금융당국이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은 경기회복에 대해 보증서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연준 내에서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KTB투자증권은 9월 인상이 유력하다고 본다. 미국이 과거 기준금리를 올린 이후 1~2년 동안은 주가가 빠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적정금리를 따졌을 때도 연준의 올해 내 금리인상은 당연한 수순이다. 테일러 준칙에 따르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2.2%이며, 물가상승률은 1%여서 이에 걸맞는 최소 기준금리는 약 1%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0.25%인데다 상향 한도가 0.25%이므로 원칙대로라면 올해 내 3번의 금리인상이 있어야 미국의 경제 컨디션에 적정한 수준이 되는 셈이다.
때문에 옐런 의장은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내 한·두차례 금리를 올리는 것은 경기를 무너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듯하다. 금리인상이라기 보다는 정상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다.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 전 세계 증시가 동조해 함께 오르는 호황기를 맞을 것이다. 하지만 상승세를 지속하다가 내년 중·후반 크러쉬가 오면 2016년 전 세계 증시가 큰 조정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많이 오른 주식은 많이 빠지고, 적게 오른 주식은 적게 빠질 것으로 예상한다. 코스닥이 가장 많이 빠질 것이고, 코스피는 적은 폭으로 빠질 것이다.
□ 상해종합지수 내년 중후반까지 박스권 유지
1개월 사이 지수가 34.9% 빠진 상해종합지수는 1~2달 내 4400선까지 반등한 후 내년 중후반 크러쉬를 맞을 때까지 3000대 후반~4000대 초반대 박스권에 갇혀있을 것이다.
상해종합지수와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보통 같이 움직이지만, 2008년 유동성을 풀어 금리를 내리는 구간에서 지수가 경기와 상관없이 움직인 적이 있었다. 디플레이션 구간에서 지수가 3주 내 80~85% 올랐지만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지금이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에 지수가 바닥에서 60% 정도 오를 것이라고 본다.
중국증시의 횡보장을 전망하는 또 다른 근거는 외국인들이 최근 중국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지만 이번 랠리를 주도한 세력은 내국인이어서 큰 타격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유동성이 부동산시장이 아닌, 중국 기업의 생산자금으로 흘러들어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주식시장을 키워서 기업공개를 장려하고 기업이 파이낸싱을 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주기 위해 증시부양책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신규 기업공개(IPO)는 잠정 중단된 상태이지만 점차 규제를 풀고 있어 현재 1000개사 정도 남았다. 중국시장을 \'공안 증시\'라고 비웃으며 관제 증시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시장에서는 "인위적으로 만든 증시가 얼마나 갈까"라는 회의감 존재하지만, 중국정부는 자국의 장기적인 성장 비전, 기업들의 이익 증대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중국은 길게 보면 미국 경기가 살아있는 내년 중·후반까지 골디락스, 즉 경제가 높은 성장을 이루고 있더라도 물가상승이 없는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증시는 엔화가 계속 약세를 지속하고 있고, 추후 약세로 갈 확률이 높다. 외국인들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 일본 수출기업을 유일하게 담고 있다. 일본증시가 125~130엔을 넘어서면 외국인들이 매수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 코스닥 바이오 헬스 중국소비주 가장 유망
전 세계 주식시장이 강세 기조이기 때문에 코스피는 이에 동조화 될 것이다. 내년 중·후반까지 2400선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나라 채권 수익률과 주식의 일드갭 변화 양상을 살펴보면 과거 2000년 이후 평균 상승률인 15%만 유지해도 2400정도의 상승 여력이 있다.
하지만 코스피는 중국경기에 연동돼 있는 화학 등 업종이 시가총액 상위을 구성하고 있어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옥석을 가리자면 수출 부진 국면에서 제약, 음식료, 유틸리티 등 내수업종 중심으로 주도주를 형성할 것이다.
반면, 코스닥은 여전히 유망할 것이다. 나스닥의 개념주·성장주의 아류이자 우리증시의 \'성장주\'인 바이오, 헬스, 소프트웨어, IT주, 게임주와 중국경기 사이클보다는 소비구조 변화와 밀접한 중국소비주가 다시 한 번 뜰 것이고 1년 이상 유망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소비주는 오스템임플란트, 바이오테크, 아모레퍼시픽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종목은 이미 높은 밸류에이션을 형성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PER 50~100배인 주식을 고점에 다다른 지금, 담으라는 것이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항상 주가 과열 이후 비이성적인 과열이 한차례 더 현실화되곤 했다.
이번에 과열 단계에 들어가도 코스닥이 가장 비전 있는 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역시 내년 중·후반을 기점으로 30~40% 이상 조정 받을 것이다. 하지만 고통의 시간이 지나고, 다시 추슬러서 상승 반전할 때도 다시 이들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
위험자산이 약세를 띄는 내년 중·후반 이후는 국채의 분할매수와 선진국 통화의 매수 적기가 될 것이다. 미국·독일국채 10년물은 내년까지 3.4% 금리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내년 3분기 혹은 4분기에 분할매수를 노려야 한다.
미 달러화는 달러인덱스 기준 88~92달러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내년 4분기에, 엔화는 138엔·달러까지 약세를 시현하길 기다려 2017년 매수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
[조세일보] 우선미, 김용진(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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