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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발상의 전환으로 홍삼 무역을 활성화시킨 정조
추천 2 | 조회 3747 | 번호 4200 | 2015.05.18 08:23 지니아이 (fnge***)

한국인 치고 홍삼 가공 제품을 먹어보지 않은 이가 드물 만큼 꾸준한 인기를 누려온 홍삼.
바로 이 홍삼이 조선시대 정조대부터 이미 수출 전략 상품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현대 경제 역시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이번 달 왕의 경제학에서는 전략적 경제 활성책인 조선의 홍삼과 현대의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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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이 등장한 것은 정조(1752~1800년, 재위 1776~1800년)대였다.
정조는 상업에 관심이 많은 왕이었다.
신해통공(辛亥通共)*으로 시전상인의 특권을 없애고 중소상인들에게도 균등한 상업활동의 기회를 주었던 정조의 대표적 내수활성화 정책이었다.
그러나 당시 큰 문제는 내수가 아니었다.
대청·대일 무역으로 조선 내 은화 보유량이 줄어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했다.

정조대까지도 조선의 주요 수출품은 인삼과 명주실, 비단 정도였다.
하지만 명주실·비단은 대부분이 중국산이었던 탓에 중개무역에 그쳤다.
실제 순수 국산 무역품은 인삼 정도였지만, 전체 수출에서 인삼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정도에 불과했다.

삼국시대부터 해외로 수출되던 인삼은 1638년 사무역이 허용되면서 일본으로의 수출이 급증했다.
일본에서 인삼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조선에서 건너온 인삼은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는 만병통치약으로 대접을 받았다.
가격도 엄청났다. 1707년 당시 인삼 1근의 값은 금 24냥, 지금 시세로 환산하면 약 5,00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1700년대 중반에 이르면서 인삼의 일본 수출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산삼이 희귀해졌고 수분을 머금고 있는 인삼이 장기간 유통에 적합하지 않은 이유에서였다.
더구나 인삼 수입으로 인해 일본의 은(銀) 유출이 심각한 수준에 달하자, 일본은 인삼의 수입을 줄이면서 자국 내에서 인삼 재배를 시작했다.
조선으로선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정조가 선택한 고부가가치 수출품은 홍삼이었다.
인삼을 물에 삶아 익히는 ‘숙삼(熟蔘)’제조법은 이미 있었지만, 수증기에 인삼을 쪄서 익혀내는 ‘홍삼’은 정조대에 처음으로 제조했다.

* 신해통공(辛亥通共): 1791년(정조 15년) 육의전을 제외한 다른 시전들의 금난전권을 폐지하고 상인들의 자유로운 상업활동을 인정한 조치



정조는 인삼의 대량 생산을 통해 홍삼의 대량 생산을 꾀했다.
이전까지 산삼을 직접 캐거나 삼양법(蔘養法)*으로 인삼을 재배했던 방식에서, 가삼재배(家蔘栽培)*의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홍삼의 주원료인 인삼의 생산이 늘어났다.

정조는 홍삼을 수출하기 위해 제도도 고쳤다.
그동안 인삼의 사무역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었지만 정조는 홍삼의 사무역을 허용했다.
대신 삼세(蔘稅)를 거두는 ‘포삼제(包蔘制)’를 실시했다.

당시 홍삼 1근의 조선 내 가격은 은 100냥, 동전 300~400냥으로 쌀로 환산하면 쌀 60~80석(1석 5냥)에 달했다.
청나라에서 홍삼은 몇 배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
홍삼 1근이 청에서 매매될 때에는 조선 내 가격의 3.5~7.5배인 동전 1,100~2,300냥까지 달했다.
고가의 홍삼이 매매될 때 세금을 거뒀으니 자연스레 국고는 풍족해졌다.

홍삼 무역이 실시된 첫 해인 1797년 120근에 불과했던 홍삼무역량은 1823년 1,000근, 1827년 3,000근, 1832년 8,000근, 1841년 2만근, 1847년 4만근까지 급증했다.
세액도 급증했다.
정조대를 지나 순조2년(1802년) 홍삼 1근당 세액은 200냥으로 총 세액은 2만 4,000냥(120근)이었다.
순조32년(1832년) 한 근당 12냥 5전으로 세액이 떨어졌지만 총 세액은 10만냥에 달했고 헌종13년(1847년)에는 한 근당 세액이 5냥까지 낮아졌음에도 거둬들인 세액은 20만냥에 달하게 된다.
20만냥은 당시 곡(穀) 1석(石)을 3냥 정도로 추산한다면 약 6만 6,000여석에 달하는 양이었으며 단일 세목으로는 대단히 큰 수입원이자 안정적인 수입원이었다.
후에 흥선대원군 역시 군비확충을 위해 홍삼무역세를 적극 활용했다는 점을 봤을 때 미래를 내다본 정조의 안목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 삼양법(蔘養法): 산삼종자를 산에 파종하거나 산에 옮겨 심어 기르는 방법
* 가삼재배(家蔘栽培): 인삼을 평지에서 인공적으로 재배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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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년전 정조가 시행했던 홍삼 무역은 조선의 경제적 안정을 가져오는데 큰 역할을 했다.
현대에도 꼭 그러한 역할이 기대되는 산업이 있다. 바로 문화콘텐츠 산업이다.

오랜기간 한국의 주요 수출품은 자동차, 반도체 등 제조업 제품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주요 수출품에 대한 신흥국들의 추격이 거세 ‘수출 강국 한국’의 위상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 지 미지수이다.
올해 1분기의 품목별 수출액 증감률을 살펴보면 이 같은 우려는 더욱 깊어진다.
한국무역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반도체와 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은 지난 해 같은 분기와 비교했을 때 각각 7.4%, 57.2%로 수출액이 증가했지만 다른 품목의 수출액은 모두 감소했다.
자동차 -9.0%, 석유제품 -38.6%, 무선통신기기 -7.1%, 자동차부품 -4.7%,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 -11.6% 등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수출 감소는 주요 수출국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거나 정체됐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쪽 수출이 급감하면서 전체 수출규모에 악영향을 미쳤고 이는 러시아와 인접한 EU로의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
경제가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는 일본으로의 수출이 감소하고 중국으로의 수출이 감소한 것도 전체 수출규모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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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 우리는 앞서 언급한 ‘문화콘텐츠’ 수출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97년 중국 CCTV가 중국 전역에 방송한 한국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로 시작된 ‘한류 붐’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IT산업의 거품이 빠지는 시기와 맞물려 그 몸집을 불려나갔다.

2015년 현재, 수출되지 않는 문화콘텐츠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그 영향력은 상당해졌다.
2001년 미라맥스가 ‘조폭마누라’ 판권을 구입한 이후 미국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한국 영화 판권 구입은 본격화되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벨기에 등의 국가에 드라마 판권,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과 제작 방식을 수출하고 있다.
‘아빠! 어디가?’, ‘런닝맨’, ‘나는 가수다’ 등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방송사들이 올린 수익은 수백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문화콘텐츠 산업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출범 직후 4대 국정기조 중 하나로 ‘문화융성’을 선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3월 문화콘텐츠 분야 문화기술 연구개발 부문에 총 557억원의 투자 계획을 확정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저작권위원회를 통해 총 20개의 신규과제를 선정, 지원하며, 과제 특성에 따라 2~5년간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게 된다.
세부적으로 콘텐츠 부문 455억원과 저작권 부문 70억원, 연구개발 인재양성에 32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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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월 내놓은 ‘콘텐츠 산업 주요통계’에 따르면 문화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2010년 31억 9,000만달러에서 2014년 54억 1,000만달러(추정치)까지 증가했다.
연평균 14.1%의 고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분야별로는 게임, 지식정보, 캐릭터, 방송 분야가 콘텐츠 산업 수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
2013년 말 기준 각 분야 수출액은 게임 분야 27억 1,540만달러, 지식정보 4억 5,690만달러, 캐릭터 4억 4,620만달러, 방송 3억 940만달러, 출판 2억 9,190만달러 등이다.

문화콘텐츠 수출은 다른 산업에도 파급효과가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2012년 내놓은 ‘한류수출 파급효과 분석 및 금융지원 방안’에 따르면 문화상품 수출이 100달러 늘 때 소비재 수출은 412달러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재 품목별로 문화상품의 수출액이 100달러 증가할 때 휴대전화, 가전제품 등 IT제품 수출은 평균 395달러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콘텐츠 제품의 수출이 한국에 대한 호감도 ·인지도를 높여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휴대전화 등의 선호도를 높이는 것으로 분석된 셈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품은 제조업 제품이지만 이제는 수출 트렌드는 단순 제조업 제품이 아닌, 문화콘텐츠가 가미된 제조업 제품의 수출 혹은 문화콘텐츠 자체의 수출로 변모하고 있다.
산업 입지가 한정돼 있고 고임금 구조가 고착화된 국내 생산 제조업 제품은 수출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반면 문화콘텐츠 산업은 높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생산설비나 산업입지가 필요하지 않은데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은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SM타운 코엑스아티움을 방문해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와 가진 간담회에서 “디즈니는 ‘미키마우스’ 캐릭터만으로도 상품, 영화, 음반, 테마파크와 연계시켜 매년 8조원이 넘는 경제적 효과를 창출한다”고 문화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미 주요 국가들은 자국의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의 문화콘텐츠산업(미디어-엔터테인먼트산업)은 군수산업, IT산업과 함께 미국의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세 개의 기둥 중 하나가 된 지 오래다.
영국은 1997년부터 창조산업을 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시작했고 일본 역시 ‘신산업창조전략’ ‘E-Japan 전략’을 수립해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학 교수는 ‘국가경쟁력 이론’(1990년)에서 국가경제의 발전단계를 4단계(요소 주도, 투자 주도, 혁신 주도, 부의 주도)로 구분했다.
이는 각각 ▲천연자원 · 노동력 ▲산업 고도화▲기술혁신, 제품 차별화 ▲금융, 오락, 문화산업이 국가경제의 발전을 주도한다는 이론이다.
포터 교수는 한국경제를 투자주도 단계에서 혁신주도 단계로 이행해야 하는 시점으로 분석했다.
이 이론을 대입했을 때 문화콘텐츠 산업이 만들어내는 고부가가치, 차별성은 혁신주도형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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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한국과 비슷한 경제발전 단계를 걷고 있는 세계 각국은 콘텐츠 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문화콘텐츠 산업이 만들어내는 고부가가치가 다른 산업과 비교하면 엄청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2013년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체산업의 부가가치율은 26.01%이다.
제조업은 21.25%,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26.61%, 서비스업은 36.56%이다.
하지만 출판·영상 ·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은 38.37%에 달하고 이 중 콘텐츠 산업의 부가가치율은 41.70%나 된다.
게임은 무려 46.77%, 광고는 46.02%, 지식정보는 42.27% 등이다.

앞으로 무역의 기조는 문화콘텐츠 산업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콘텐츠와 기존 공산품·전자제품 등이 결합한 상품뿐만 아니라 국가별로 자국의 문화콘텐츠를 무기 삼은, ‘국가 브랜드’가 수출 경쟁의 첨병 역할을 할 것이다.

세계적인 석학인 기 소르망(Guy Sorman) 파리정치학교 교수는 지난 2013년 한국 방문 당시 “한국 문화가 경제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
한국에서 문화상품을 수출상품으로 활용하고 있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수출 상품에 ‘한국 문화’, ‘한국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질 경우 상품의 신뢰도를 높이고 추가적인 부가가치가 추가된다는 소르망 교수의 지적을 상기해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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