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온 맞벌이 교수 부부의 연봉은 약 7천만 원 정도 된다. 입시철 학생들을 대상으로 단기 과외 수입까지 포함하면 7천 500만원이 되는 해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부부는 노후에 대한 불안감과 늦은 나이에 결혼해 낳은 딸이 이제 초등학교를 갓 입학한 상황이라 딸에게 물려줄 재산이 없다는 조급함 등으로 재무 설계 신청을 했다.
전문 재무상담 회사를 통한 상담을 받은 후 부부는 노후 준비를 위한 연금 상품과 딸에게 물려줄 재산이라는 명목 하에 변액 보험이라는 투자 상품에 가입했고 매월 100만원에 가까운 보험료를 지출하게 되었다.
하지만 2-3년 전부터, 가입한 보험 상품의 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이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A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 상품의 약관 담보 대출을 받아 “B 손해보험사”의 연금 저축 보험의 보험료를 내는 것이 반복되자 무엇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부부의 수입만 본다면, 자산은 탄탄하고 유동성 현금은 적지 않을 것이라 판단할 수 있다. 교수라는 직함이 주는 직업적인 안정감과 고액의 연봉 그리고 부부의 재무 상담 신청 동기만을 생각한다면 위와 같은 금융 상품 가입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쉽사리 판단할 수 있다.
수입은 평균으로, 지출 파악은 대충대충
전문 재무상담사가 부부로부터 파악한 수입과 지출은 다음과 같다.
수입 : 연봉 7500만원 ÷ 12개월 = 625만원
지출 :
- 생활비 : 250만원
- 공과금 : 70만원
- 부모님 용돈 : 70만원
- 경조사비 : 30만원
- 자동차 유류비 : 50만원
- 금융비용 : 50만원
합 계 : 520만원
매년 수입도 아닌 연봉 7500만원을 단순히 열두 달로 나눈 이후, 위의 월 지출 합계인 520만원을 빼면, 부부가 한 달에 저축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은 약 105만 원 정도다. [(7500만원 ÷ 12개월 = 625만원) - 520만원 = 105만원]
단순히 수입에서 지출을 빼면, 부부의 저축 가능 금액은 100만원이 넘고, 이를 바탕으로 월 100만원의 보험료 납입은 무리 없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수입도 지출 파악도 출발부터 잘못 되었다.
우선 부부의 수입은 매월 평균적으로 625만원 씩 들어오지 않는다. 처음 부부가 언급한 것처럼 단기 과외 수업을 통한 추가 수입인 500만원은 해마다 다르며, 정확히 어느 달에 얼마만큼의 금액이 들어오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즉 부부의 진짜 수입은 연봉 7천만 원 이며, 이를 열두 달로 나누면 약 583만 원 정도다. 더불어 일반적으로 연봉은 세전 수입인 경우로 파악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4대 보험료를 제외하거나 소득세와 같은 세금 등을 제외하면 수입은 더 줄어들어 진짜 가처분 소득은 월 550만 원 정도인 셈이다.
더군다나 부부 모두 일반적인 지출을 체크카드나 현금이 아닌 보유하고 있는 여러 장의 신용카드로 하다 보니, 실제 지출은 위에 언급한 것처럼 이뤄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여러 장의 신용카드 청구서의 결제금이 이체되고 나면, 통장 잔고는 늘 제로에 가깝다.
정확한 진단을 토대로 한 맞춤형 재무 설계
노후에 대한 불안감과 재테크를 통한 자산 형성에만 집중한 상담 동기가 부부의 실제 현금 흐름에 대한 파악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으며, 이와 같은 부부의 불안 심리를 역으로 활용하여 금융 상품을 가입하도록 만든 전문 설계사로 인해 자산 형성이라는 재테크는커녕 오히려 적자만 늘어나게 되었다.
노후를 준비하고, 적절한 금융 상품 가입을 통한 자산 형성 등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정확한 가정의 재무 상태를 파악하고 진단한 후 적절한 해결안을 제시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마치 몸이 아파 병원에 갔을 때 의사가 제대로 된 처방을 위해 사전에 환자로부터 자세하게 물어보고, 더불어 다양한 방법을 통해 병증에 대한 진단을 하는 것처럼 가계 재무 설계도 똑같이 정확한 처방과 해결안을 제안하기 위해 꼼꼼한 재무 정보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에 가입한 금융 상품은 고객인 내담자가 필요한 시점까지 잘 유지될 수 있다.
금융 상품 판매를 통한 수수료를 챙기며, 내담자인 고객의 자산 형성을 도와줬다며 자위하는 허세는 고객은 물론이거니와 설계를 도와 가입 유도를 한 설계사에게도 되지 않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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