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단기금융시장 [ money market , 短期金融市場 ]

( * 단기자금의 대여 및 대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일련의 제도·협약·관습을 

총체적으로 일컫는 말.)

따라서 단기금융시장은 중장기금융에 관계하는 장기금융시장, 즉 자본시장과는 구별된다. 단기금융시장에서 '단기금융'이라는 용어는 은행권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단기 정부증권, 환(換)어음, 은행인수어음 등 즉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을 모두 포함한다.

단기금융시장의 구체적인 형태와 구조는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며 나라마다 크게 다르다. 그러나 단기금융시장의 기본적인 기능이 이윤을 목표로 활동하는 중개인들에 의해 수행된다는 점은 모든 경우에 동일하다. 단기금융시장의 기본적 기능 역시 언제나 동일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 내용은 단기자금에 여유가 있는 사람으로부터 단기신용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정부가 단기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정부는 대부(貸付)와 차입(借入)의 2가지 기능을 함께 수행하며, 때로는 그 지위를 이용해 경제 전체의 우선순위에 따라 통화공급과 이자율에 영향을 준다(→ 금융정책 ). 국내 단기금융시장과는 별도로 국제 단기금융시장이 있다. 국제 단기금융시장은 여러 가지 다른 메커니즘을 활용하지만 기본적 활동은 국내 단기금융시장과 마찬가지이다. 국제 단기금융시장은 국가간 대출과 차입, 통화교환 등을 돕는다.

단기금융시장이 가장 오래되고 발달된 나라는 미국과 영국이다. 영국에서는 단기금융시장을 때때로 할인시장(割引市場)이라고도 한다. 왜냐하면 단기금융거래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 바로 할인업자라고 불리는 12개 은행이기 때문이다. 할인업자의 주요기능은 단기신용어음을 샀다가 되파는 일이다. 

이들 어음 가운데 가장 중요한 2가지 형태는 상업환어음과 재무부 증권(treasury bill)이다. 상업환어음은 어느 한 편이 다른 편에게 지불해야 할 단기 채무를 말하며, 재무성증권도 이와 유사한 채무이지만 정부에서 발행한다. 할인업자는 상업은행에서 콜 머니 (call money), 즉 요구하는 대로 즉시 갚아야 하는 자금을 빌려 환어음이나 재무부 증권을 사고, 이것을 다시 상업은행이나 어음교환소 에 팔아 이윤을 얻는다. 

상업은행은 당장 운영에 필요하지 않은 예비자산을 할인업자에게 콜머니의 형태로 빌려주어 이자를 번다. 어음은 보통 3개월로 만기가 되는데, 상업은행은 이 어음을 사들여 정규적으로 자금을 공급한다. 정부는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얻는 한 방편으로 할인업자에게 재무부 증권을 매각하며, 할인업자는 이 재무부 증권을 환어음과 같은 방법으로 다시 팔아 이윤을 남긴다. 어음의 할인율과 가격은 어음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결제 만기일과 이자율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상업환어음은 물론 인수업자가 어음 가치에 따라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지급보증을 하지만, 그 인수 가능성이나 가격은 결국 어음 발행인의 평가에 따라 달라진다. 한편 정부도 최종보증인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상업은행이 현금 부족으로 할인업자에게 빌려준 콜머니를 회수할 경우, 정부는 잉글랜드은행을 통해 최저공정대출 이자율로 할인업자에게 자금을 빌려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처벌규정이 있어 함부로 남용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미국에서도 단기금융시장은 비슷한 원리에 따라 움직이지만 그 제도와 운영 구조에는 차이가 있다. 미국 단기금융시장의 독특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참가자의 수가 많고 그 구성도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부분적으로는 금융기관의 집중도가 훨씬 떨어지기 때문이고, 또다른 이유는 단기금융자본 운영에 관여하는 금융기관 및 비금융기관의 수가 많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의 집중도가 낮은 이유는 지점 설치를 엄격하게 규제하기 때문이다. 

환어음을 비롯한 유동성 금융수단들은 딜러(dealer)라고 불리는 중개인들에 의해 거래되는데, 딜러는 다양한 금융자원을 동원해서 기본적으로 영국의 할인업자와 같은 방법을 이용해 매매활동을 한다. 또한 미국에는 광범위한 금융수단을 거래하는 시장이 있는데, 이 시장의 거래 대상에는 환어음, 정부증권, 연방 공공기관 발행 증권, 어음교환소 기금 등을 비롯해 상업은행이 발행하는 정기예금증서 등도 포함된다. 

이들과 더불어 그밖의 금융수단들을 이용할 수 있는 것 외에 연방준비제도에서도 상당한 양의 단기신용을 직접 금융기관에 제공한다. 단기금융시장이 많은 양의 소규모 금융업무를 언제나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경기의 변동에 항상 빠르게 대처하면서 모든 단기자금 수요를 만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의 회원으로 되어 있는 은행인 경우 연방준비은행에서 벌금이 없는 할인이자율로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다른 은행들은 연방기금이자율로 불리는 변동이자율을 적용받아 연방준비제도로부터 자금을 얻을 수 있다. 이밖에도 연방준비제도는 스스로 일일시장(daily market)에 참여해 화폐 공급 및 분배, 이자율 등의 변동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 출처 : 브리태니커 / 한국브리태니커회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