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채 [ public debt , 公債 ]

( * 정부가 지닌 채무. )

특히 장래에 채권의 소유자에게 일정액을 지불하도록 유가증권으로 명시한 채무를 가리킨다. 개인이나 기업, 민간조직들간의 채무인 사채와는 다르다.

한 나라의 정부가 발행하는 공채는 국채라고 부르며, 주(州)정부나 지방정부의 공채와 구별된다. 미국에서는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발행한 채권을 시채(市債)라고 부른다. 영국에서는 지방정부의 채무나 부채를 공사채(公社債) 또는 지방채(地方債)라고 해 기금이라고 부르는 중앙정부의 채무와 구별한다. 과거 미국에서는 지폐를 공채의 일종으로 간주했으나, 오늘날 화폐는 공채와 구분해서 취급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지폐가 더이상 금·은 등의 귀중품과 맞바꿀 수 있는 태환의 기능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공채는 정부의 채무이기 때문에, 결국 국민들이 납세자의 자격으로 그 채무의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데 쓰일 재원을 납부해야 한다. 정부가 상환을 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개인재산을 공채 상환에 충당할 수는 없으며, 마찬가지로 그 채무를 결제하기 위해 정부소유 자산을 바로 압수할 수도 없다. 국가에 대해 채권자는 정부의 규정에 따라 지불에 대한 구속력을 가지는 합법적 행동을 취할 수 있을 뿐이다.

공채의 유형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대체로 상환기한이 5년 이하이거나 때로는 단 몇 주(週) 단위로 이루어지기도 하는 단기 공채와, 상환기한이 5년 이상 또는 무기(無期)로 이루어지는 장기공채의 2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둘째, 직접공채·임시채·수익공채의 3가지 형태로 분류하는 방법이 있다.

직접공채란 정부가 직접 발행·상환하는 것을 말하며, 임시채는 통상적으로 공공법인이나 기타 준정부기관이 발행하지만 정부가 보증을 해야하는 공채를 뜻한다. 한편, 수익공채란 조세를 가지고 상환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투자 수익기관의 수입, 즉 고속도로 통행료 징수나 공공사업 또는 교통기관 등에서 얻는 수입으로 상환하는 공채를 말한다. 이밖에도 각각 국내에서 소화하는 내국채와 해외로 확장되는 외국채, 또는 강제성 여부에 따른 임의공채와 강제공채, 시장유통을 할 수 있는 양도가능공채와 미국 저축채권처럼 단위가격이 낮은 양도불능공채 등으로 분류한다.

국채의 안전한 규모는 어느 정도까지인지, 그리고 공채는 언제 어떤 방법으로 상환되어야 하며 공채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무엇인지, 정부의 지출을 과연 공채로 충당해야 하는지, 아니면 현재의 세입(歲入)으로만 충당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일반적으로 특정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재원을 조달하고자 하는데, 그때 조세를 부과하는 방법이 정치적으로나 실제적으로 적합하지 않을 경우라면 공채로 그 재원을 조달하는 게 적절하다. 예를 들어 중앙정부의 경우 전쟁시에, 지방정부의 경우에는 고속도로나 학교를 건설하는 등 대규모 사업을 시행할 때 공채로 재원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다.

공채의 수준은 나라마다 크게 다르다. 미국의 국채는 국민총생산(GNP)의 반에 좀 못 미치는 데 비해, 영국의 경우 GNP의 2배에 달하며, 일본에서는 GNP의 약 4%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의 경우 1990년의 국채발행잔액이 13조 1,120억 원으로 GNP의 7.7%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공채발행은 경제에 통화팽창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경기후퇴기에 소비 및 투자와 고용을 자극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주 이용된다. 이와 반대로 공채를 상환하는 것은 경제성장을 억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 출처 : 브리태니커 / 한국브리태니커회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