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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있는 사고' 강조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 박현준 부장
추천 0 | 조회 623 | 번호 3125 | 2015.02.25 10:34 펀드슈퍼마켓 (simamoto1***)

[펀드人]



‘네비게이터’ 펀드 8년 항해자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박현준 부장




한 펀드를 8년째 운용하고 있는 박현준 펀드매니저를 지난 10월 24일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만났다. ‘가치주’ 펀드나 ‘중위험 중수익’펀드가 주목받는 요즘, 대형성장주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스테디셀러’인 ‘한국투자 네비게이터 증권펀드’를 운용하는 그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았다. 펀드가 주목받는 시점, 수익이 높아진 시점에서 인터뷰는 자주 이뤄지지만 반대의 경우에 나서는 매니저가 드물기 때문이다.


KB자산운용에서 펀드매니저로 첫발을 내디디어, 2006년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이하·한국투신운용)으로 자리를 옮긴 박현준 펀드매니저는 줄곧 ‘한국투자 네이게이터’ 펀드를 운용했다. 9년 넘게 꾸준한 수익률을 내고 있고, 올해,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지만, 절대적으로 큰 수익률을 내고 있지는 않다. 하나의 펀드를 8년째 운용하는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 박현준 부장은 인터뷰 내내 ‘깊이 있는 사고’를 강조했다. 그는 시종일관 차분하면서도 솔직하게 답했다. 덕분에 펀드에 대해, 펀드매니저에 대해 구체적은 그림이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박 부장은 스스로 ‘행운아’라고 칭했다. 우리나라에 펀드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기인 99년에 자산운용업계에 입문, 펀드 시장의 굴곡을 현장에서 겪으면 16년 동안 많은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란다.





코스피 지수가 오랜 기간 박스권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어 대형성장주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에게는 좋은 상황은 아닌듯합니다.


박현준: “박스권 장세가 3년 정도 계속 되고 있어 굉장히 긴 편입니다. 이런 경우는 흔치 않은 상황이라 매니저로서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점진적인 상승장이 제일 좋은 상황이고, 차라리 변동성이 큰 상황이면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기도 하는데 밋밋한 박스권이 길어지니까 애로사항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펀드매니저가 하는 일이 고객의 자산을 대신하여 불려주는 일인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대형성장주 펀드만 더 어려운 상황은 아닙니다. 저성장 기조가 정착된다 해서 지수가 오르지 말라는 법은 없고, 박스권에서는 항상 가치주가 더 수익이 좋다할 수도 없습니다. 중국 관련 대형주가 고전하면서 장기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좋았지요. 하지만, 상대 강도는 별도의 사이클로 봐야 합니다. 저희 펀드는 산업과 경제의 변화 방향을 읽으며 저평가된 우량주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리한 국면이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려운 시장환경에서 ‘한국투자 네비게이터’펀드는 꾸준한 수익률을 유지하고, 펀드 규모도 1조 2,195억 원으로 초대형 규모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운용 비결이 있나요?


박현준: “최근에는 가치주 배당주 펀드 밀려서 초라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펀드를 처음 출시할 때 약속했던 원칙을 잘 지켜왔고, 8년 동안 변함없이 제가 운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 혼자 하는 것은 아니고 5명의 팀원과, 리서치 파트의 10명의 직원도 함께 도와주고 있지요. 시장 굴곡도 많았지만 크게 영향받지 않고 누적수익률이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실적, 즉 트랙 레코드가 좋고, 항상 고객 중심으로 운용해온 점이 꾸준한 사랑을 받는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잠시 어려운 시점도 있지만, 다시 회복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2007년부터 지금까지 경쟁 펀드들이 늘 있었는데, 지금까지 경쟁하는 펀드는 몇 안 되고 깨진 펀드들이 많습니다. 펀드의 성과는, 펀드매니저의 실력은 단기에 판단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 봐야 합니다.


짧게는 3년이나 5년, 길게는 10년을 봐야 펀드매니저의 실력을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고객들의 자산을 대신 운용하는 것이기에 펀드매니저는 투철한 직업의식이나 사명감 책임감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와 더불어 팀원들과 함께 더 좋은 종목을 싸게 사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특별한 비결은 없는 것 같습니다.”


훌륭한 펀드매니저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팀워크, 회사의 시스템이 어우러져 좋은 성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인데요. 기본적인 요건이 잘 갖춰진다면, 결국 저평가된 대형성장주를 발굴해내는 것이 관건인데요. 어떻게 찾아내는 것인지요?


박현준: “왕도는 없는 거 같습니다.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장기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펀드마다 여러 개의 종목을 들고 있는데, 좋은 수익률은 결국 소수 종목이 결정합니다. 일명 대박주라고 하죠. 한두 개의 대박 주식을 오르기 전에 사뒀다가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장기적인 성장성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기업과 해당 산업의 사이클,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가 갖춰졌을 때 가능한 일이죠.


일시적인 상황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안목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유망한 분야의 한 기업이 일시적인 요인으로 싸게 거래될 때가 있습니다. 해당 산업이 안 좋거나, 외부적인 경제 상황 때문인데요, 그런 종목을 찾아 최대한 오를 때까지 담아 놓는 것이 저희가 하는 일입니다. 지금 이 펀드는 그런 종목을 많이 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8년 동안 한 펀드를 운용해왔는데, 처음에 보유한 종목과 지금 보유한 종목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종목의 변화는 시장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박현준: “한국시장을 이야기할 때 중국시장을 빼고 이야기할 수 없을 것입니다. 중국이 투자중심 경제에서 소비중심 경제로 전환된 점이 우리 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 요소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금융위기를 겪었지만 2010년도까지 중국투자 붐이 꺼지지 않았기에 회복이 빨랐습니다. 중국이 원자재를 소비하고 자국의 인프라 투자를 많이 하던 시기였기에 경기 민감주, 사이클이 큰 장치산업 석유화학, 철강, 조선 산업 등이 실적도 좋고 성장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투자 사이클에 수혜를 받는 종목들의 비중이 높았지요.


2010년 이후에는 중국 투자 사이클이 잦아들면서 시장 사이클이 변하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 체질이 소비 중심으로 바뀐 것이죠. 중국 경제가 10% 성장할 때와는 달리 한국도 활력이 없어지고, 성장률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저희가 담은 종목도 소비 관련 종목들의 비중이 높아졌고, 투자관련 종목은 비중이 작아졌습니다. 8년 사이에 수혜주도 달라지고 선호하는 주식도 성격이 많이 바뀐 셈입니다.


그동안 우리 경제가 중국 시장 호황에 기대어 성장하다 보니, 우리의 내재된 경제문제를 치유할 기회를 잃어버리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중국시장과 국내 시장의 연관성을 강조하였는데요, 그렇다면 앞으로 중국 소비 시장을 겨냥할 전망 좋은 종목은 어떤 것일까요?

박현준: “현재, 시장에서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내는 업종은 화장품입니다. 중국이 1인당 화장품 소비 지출 금액이 우리나라 1/10 정도 수준입니다. 우리나라가 88년 서울올림픽 이후 화장품 시장이 커졌듯이 중국도 기능성 화장품 위주의 고가의 화장품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한류와 더불어 한국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한국의 저가화장품 위주로 낮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고가의 화장품 선호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도 그렇고 중국 여행객들 사이에서 ‘설화수’가 인기 있는 쇼핑 목록이라고 합니다. 또 중국 여성들에게 쿠션 화장품이 인기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국 SNS 통해 한국에서 인기 있는 제품이 빠르게 소문이 나고 있어, 중국 사람도 한국 제품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해요. 앞으로 고기능성 한국 화장품은 좋은 흐름을 타고 수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측합니다.

아직은 중국의 트렌드를 공략할 수 있는 신산업들의 준비가 미비해, 수출시장이나 내수시장이 고전한 측면이 있는데 앞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브랜드 제품을 어떻게 공략하는가가 새로운 이슈가 될 것입니다. 중국 시장이 우리에게 매력적이듯 세계 모든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입니다. 성공하기가 녹록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좋은 종목을 담는 것도 잘해야 하지만 팔아야 하는 시점을 잘 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할 텐데요.

박현준: “펀드매니저 역시, 일반투자자처럼 파는 시기를 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펀드매니저들이 사는 것은 잘하는데, 파는 것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주식매도 원칙은 ‘매도하지 않는다.’입니다. 매도를 잘 못하니까 살 때 잘 사는 것이 더더욱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살 때 잘 사면 팔 때 어설퍼도 웬만하면 수익을 낼 수 있거든요. 사람이 이익 앞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손실 앞에 과감하다고 하잖아요.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빠져도 계속 가지고 있습니다. -20%가 되어도 더 빠지나 마나 비슷하게 잃는 것이고 ‘본전을 찾을 때까지 버틸 거야’ 하며 과감해지죠. 그러다 20% 오르면 수익률을 확정하고 싶어서 불안해합니다. 펀드매니저도 마찬가지에요. 냉정하게 매도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투자한 근거가 훼손되면 팔아야 하는데, 샀던 근거가 훼손됐다는 것이 창피하기도 하고 본전 생각하며 과감해질 때가 있습니다.

저는 투자할 때 근거를 명확하게 하고 그 근거가 훼손되면 주가가 올라도 내려가도 철저하게 팝니다. 주가가 빠졌을 때는 오히려 쉽습니다. 투자 근거가 훼손되었는지만 살피면 되니까요. 올랐을 때가 문제입니다. 1만 원에 샀는데 2만 원이 되었을 때, 성급하게 팔아버리면 일찍 팔아버리는 실수를 범할 수도 있으니까요. 주식은 한번 오르면 계속 오릅니다. 회사가 좋아지기 시작하면 선순환이 이뤄지면서 계속 상승세를 타니까 주가도 계속 오르는 경우가 많아요. 주식을 인위적으로 판매하기보다는 신규 종목을 사는 쪽을 택하고 그 종목을 사려고 덜 매력적인 종목을 파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는 신선하게 가져가고 있습니다.”

99년에 KB자산운용에 입사하여 어느덧 16년째 펀드매니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스스로 내가 많이 성장했구나 하고 느껴질 때가 있을 거 같은데요.

박현준: “펀드매니저는 늘 부족하다고 느끼는 직업입니다. 경제라는 것은 모든 국민 경제활동의 총합이고 이를 비추는 거울이 주식 시장인데 세계 시장을 예측한다는 것은 늘 한계를 확인하는 거대한 상대와의 싸움입니다. 개인의 한계도 많이 느끼고, 힘듭니다만 일하면서 주가의 변화, 실적의 변화, 기업의 펀더멘탈 변화 등이 저의 예측대로 흘러갈 때는 순간 흐뭇합니다. 

반대로 그런 느낌이 들지 않을 때 초조합니다. 시장은 물론 타사의 펀드매니저와 무한경쟁을 하기 때문에 ‘밀리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면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초조하고 빨리 공부해서 따라잡아야겠다며 조급해집니다. 스스로 옳게 판단하고 있는지 자주 점검할 필요가 있는 거죠. 스스로 자만에 빠져 엉뚱한 생각을 할 때도 있을 수 있거든요.”

초조하고 조급할 때가 있다고 말해주시니 펀드매니저도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럴 때는 어떻게 극복하는지요?

박현준: “정해진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고요. 우선 초조함의 원인을 먼저 찾습니다. 수익률이 안 좋아서인지, 보유한 종목이 안 좋아서인지, 시장을 잘못 판단해서인지 그 원인을 찾아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거잖아요. 원인만 찾는다면 해결은 쉽게 되는 것 같아요. 원인을 찾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 또한 실력인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깊이 있는 사고를 통해 원인을 찾고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것 같아요. 실력이 있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하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 같아요.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알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죠. 준비가 부족하고 실력이 없으면 불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문제를 올바로 해결하는 것이 정답인 거 같습니다.”

만약, 종자돈이 3천만 원이 생겼다면 어디에 투자하실 건지 궁금합니다.
박현준: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저도 그렇게 하고 있고요. 시장이 어려울 때 투자하면 크게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시장이 뜨거울 때 투자하는 것은 위험한 경우가 많지요. 경제가 엄청나게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기에는 쑥스러운 상황이지만 투자 대안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주식처럼 매력있는 상품 또한 없는 것 같습니다. 금리가 워낙 낮고 부동산 시장도 정체돼 있기에 그래도 꾸준하게 실적 나오고 배당할 수 있는 회사 중에서, 싸게 거래되는 회사들은 여전히 매력 있는 투자 대상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에 인기를 끌었던 ‘가치주’ 펀드는 피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최근 2년 동안 초과 수익률이 많이 올랐고 가치주 쏠림 현상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죠. 성과가 좋았던 펀드를 구입하면서, 미래의 좋은 성과를 확신하는 것은 잘못된 투자입니다. 과거의 성과는 미래의 성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트랙 레코드가 길고 믿을 수 있는 회사의 펀드를 두세 개 가입하는 것이 좋은 성과를 얻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 면에서 일반 성장형 펀드에 가입할 것을 추천합니다.”

글. 김성숙(goong171@naver.com)
사진. 전민규 기자( jeonm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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