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스마트펀드투자]

이번 설날엔 세뱃돈 대신 ‘어린이 펀드’

통계에 따르면 아이 한명을 키워 결혼시키는 데까지 드는 비용이 평균 2억500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이만한 자금을 마련해뒀다면 아무런 걱정이 없겠지만, 당장 생활비와 노후자금 마련조차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 이런 큰돈을 준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린이 펀드는 부모들의 이런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출시된 상품이다. 특히 투자수익을 얻는 것 외에 경제교육 등 부가적인 혜택도 누릴 수 있어 자녀를 위한 선물로도 손색이 없다. 설날 자녀들에게 세뱃돈으로 얼마를 줄까 고민하는 부모라면 올해는 어린이 펀드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어린이 펀드란?

어린이 펀드는 이름 그대로 아이들을 위해 가입하는 펀드를 말한다. 훗날 아이가 컸을 때 들어가는 돈을 미리 모으는데 초점이 맞춰진 금융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펀드에 가입한 후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거양득의 장점이 있다.

어린이 펀드의 구조나 운용목표는 기본적으로 영국에서 운영 중인 차일드 트러스트 펀드(Child Trust Fund)에서 찾을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 2002년 9월 어린이들이 만 10세가 되면 의무적으로 차일드 트러스트 펀드에 가입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에 따라 영국의 모든 어린이는 연간 250파운드(약 45만원)씩을 적립해야 하며 만 18세가 될 때까지 인출할 수 없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돈을 낼 수 없는 아이들은 모자라는 부분을 정부에서 보조해 준다.

영국 정부가 이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적은 돈이지만 어릴 때부터 차곡차곡 모아 나중에 대학에 진학하거나 결혼을 하는 등 목돈이 필요할 때 쓰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시절부터 투자수익과 투자위험을 자연스럽게 체득해 경제를 이해하도록 하는 목적도 있다. 실제로 영국 청소년들은 자신의 펀드에 영향을 주는 경제적 요소들을 생활 속에서 쉽게 배우고, 이는 영국이 세계적인 금융 강국이 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투자 수익+경제관념’ 두 토끼

어린이 펀드라고 해서 다른 펀드상품과 크게 다른 점은 많지 않다. 운용방식이나 수익구조로 본다면 세제혜택이 있다는 것 외에는 일반 펀드와 비슷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이 펀드는 투자금의 60~70%는 안전한 채권에, 나머지 30~40%는 주식형에 투자해 안전과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중위험 투자 상품이다. 대신 만 19세 미만까지는 10년 단위로 2000만원씩, 20세 이후에는 5000만원까지 증여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어린이 펀드가 일반 펀드와 다른 점은 ‘부가서비스’라 부를 수 있는 혜택들이 있다는 것이다. 어린이 펀드는 대개 캠프나 영어교육, 경제교육 등 자녀들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을 상대로 한 경제교육 프로그램은 자녀들이 자연스럽게 경제나 금융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펀드를 가입하는 효과를 배가시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투자보고서를 제공하는 상품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일부 어린이 펀드들은 어려운 금융·경제 용어를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설명하고 투자수익도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쉽게 써놓아 스스로 자산관리의 기본을 익힐 수 있게 해준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자금 마련뿐만 아니라 경제관념까지 자연스럽게 키워주는 일거양득을 제공하는 셈이다.

어린이 펀드 선택 요령은?

기본적으로 어린이 펀드는 단기 고수익 상품이 아니다. 길게는 10년 이상 투자해야하는 장기상품인 만큼 펀드의 안정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펀드 운용규모가 최소 100억인 펀드를 가입하는 등 운용사 및 판매사의 안정성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

단기간에 승부를 내는 상품이 아닌 만큼 장기적으로 꾸준한 성과를 내는 펀드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투자기간이 긴만큼 보수율이 낮아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아울러 모 펀드의 안정성과 운용역의 경력 등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또 대부분 매월 일정금액을 투자하는 상품으로 장기분산, 적립투자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채권형이나 혼합형 펀드보다는 주식형 펀드를 선택할 것을 권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주의할 점은 어린이 펀드의 다양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자녀 이름으로 직접 가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신자산운용 관계자는 “어린이 펀드는 자녀 명의로 가입할 경우에만 증여세 혜택이 주어지므로 이를 잘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 정일환 기자 (imthetop@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