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항공업계는 2014년 2백억달러 순수익을 낼 정도로 호황입니다. 인수합병으로 경쟁이 줄어든데다 유가 하락 역시 한 몫을 했습니다. 이런 외부적 요인을 제외한다면 내부적으로 관심이 가는 부분은 수수료 부문입니다. 비행기 표값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에도 수수료 매출은 07년 이래 두배나 올랐습니다.
계산된 불편함
> 고객의 선택을 통해 좀 더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옵션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지난 몇 년간 이코노미 좌석은 더 좁아졌고, 수납공간은 더욱 좁아졌습니다. 여기에 대기시간을 줄여주는 VIP라인, 살짝 더 넓은 좌석(델타항공의 경우 일반 이코노미 좌석보다 더 좁은 이코노미 마이너스라는 비좁은 좌석도 있습니다), 개나 고양이 반입, 기내 와이파이 사용 등에 수수료가 부가됩니다.
> 사실 돈을 추가로 들이지 않고서 고객들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어느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정좌석제보다 랜덤 보딩이 오히려 시간이 단축된다고 하며, 비행기 앞뒤에서 동시에 보딩을 하는 것도 고객입장에서는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고객이 수수료를 내게 만들려면 돈으로 피하고 싶을 만한 불편한 무엇인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여기서 ‘계산된 불편함’이 탄생합니다.
> 실제로 13년 미 항공업계는 각종 수수료로만 315억달러(약 35조원)의 매출을 거둔바 있습니다. 심지어 고객의 편리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젯트불루 항공사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지나치게 브랜드를 의식하고 고객 중심적이기 때문에 주가상승이 제한된다”고 평가했습니다. 공간적 편리함이나 시간(혹은 순서) 절약에 대해서 고객들은 비용지불을 할 의사가 충분하다는 것이죠.
고객은 차별을 원한다
> 흔히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떠올리면 경쟁업체보다 더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만 떠올리곤 하지만 사실상 고객이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차별일지도 모릅니다. 이는 항공산업뿐 아니라 여러 서비스업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인기 모바일게임의 수익구조를 살펴보면 비용을 집행함으로써 남보다 빠른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이며(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업그레이드에 24시간이 걸리고, 이는 곧 남들의 먹이감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금융산업에 있어서도 예탁자산이 큰 VIP고객의 경우 번호표를 뽑지 않고도 원하는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병실이 나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려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특실에 대한 유혹을 참기 어렵습니다.
> 기억할 것은 두가지 입니다.
서비스 자체에 진정성을 담아준다면 고객이 받는 감동은 무엇보다 클 것입니다.
1> 하지만 고객들이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고객의 시간(순서)을 절약해주거나 공간적으로 편안함이 제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과
2> 서비스업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은 모두가 만족하는 평등이 아니라 불평등을 통한 차별화에서 만족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 그런 점에서 본다면 한국 극장산업은 아직까지 성장여력이 충분해 보입니다. 시간 별로 비용을 달리하거나(주말 티켓에는 추가수수료가 포함된 셈), 편안한 공간일수록 높은 비용을 지불한다는 점(프리미어 상영관에서 비행기 1등석을 경험해보는 것도 해볼 만한 일입니다) 등은 향후에도 꾸준히 먹힐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계산된 불편함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written by KDB대우증권 투자정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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