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잘난씨는 2년 전 자녀 교육자금 목적으로 한시 특판 된 월 100만 원, 10년 납, 10년 만기 적금을 가입했다. 같은 시기에 10년 납입 월 100만 원짜리 10억 보장의 종신보험을 가입하여 줄곧 적금과 종신보험을 유지해 왔다. 그러던 중 갑자기 남편 사업이 어렵게 되어 적금과 보험 해약을 결심했다.
갑작스런 사업 실패, 재기를 위한 남편의 몸부림을 보다 못한 잘난씨는 자녀 교육자금을 위해 힘들게 불입하던 적금과, 보험을 해약하기로 결심했다. 은행과 보험사에 해약하기 위해 상담을 해보니 이게 웬일인가? 은행의 적금은 원금 2,400만원과 적지만 조금의 이자인 50만원을 더하여 2,450만원을 돌려준단다. 그런데 종신보험은 이자는 고사하고 원금에도 턱없이 부족한 1,000만원만을 돌려준다는 게 아닌가. 황당함을 경험하게 된 나잘난씨는 억울함을 호소해 봤지만 보험사의 돌아오는 대답은 보험이기에 어쩔 수 없다는 똑같은 소리만 할 뿐이었다. 참으로 억울한 일이었다.
▲ 눈물로 받은 보험금 5억 원
서너 달 쯤 지났을까. 여고 동창인 박한별씨에게 오랜만에 전화가 왔다. 교통사고로 인한 남편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불행 중 다행은 남편 종신보험에서 5억 원의 보험금을 수령하여 어린 자녀 둘을 홀로 키우는데 작은 위로가 된다는 말을 남겼다.
사망 소식에 대한 놀라움이 진정되자 얼마 전에 해약한 보험이 생각났다. 나잘난씨는 생각이 복잡해졌다. 몇 달 전 보험, 적금을 해지하며 ‘보험은 절대 가입하지 않겠다.’라고 다짐했던 터다. 하지만 남편 사망이라는 큰 사고 앞에서 5억을 받은 친구 이야기를 듣자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보험이란 무엇일까? 보험료 완납 전 해지하니 원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환급해주더니, 보험 대상자의 사망 시 납입 보험료보다 훨씬 많은 금액인 5억 원을 상속인에게 지급해 주는 게 아닌가?
▲ 사고 발생 시 경제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보험금
적금과 보험은 이렇게 명확히 다른 상품이다. ‘이자’가 목적인 저축상품과 ‘위험관리’가 목적인 보험은 다르다. ‘만기·해약 환급금’이라는 동일 잣대로 평가한다면 보험은 늘 원금 손실 나는 마이너스 상품이 되어 버린다. ‘가입목적’을 간과하고 부적절한 판단기준을 적용하여 보험의 가치가 평가 절하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보험과 적금을 혼동하며 원금에만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현금흐름의 변화 가능성을 간과한 채, 현재의 납입 여력을 기준으로 보험을 가입한 후, 현금흐름이 바뀌어 납입이 어려워진 시점에서 해약하게 된다. 납입 보험료 대비 너무나 작아진 해약 환급금을 받아든 후, 억울한 마음으로 보험사의 횡포, 설계사의 비도덕성을 운운한다. 다시는 보험 가입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하지만 보험은 갑작스런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위험으로부터 가입자를 보호해 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많은 이들이 보험금을 수령하는 일보다, 중도 해지하여 납입보험료 보다 적은 환급금을 받는데 익숙하다. 그러다 보니 보험은 고객보다는 설계사나 보험사를 위한 상품이라 생각하게 되고, 보험 가입을 하며 ‘보험 들어 준다’란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하지만 원칙을 지켜 가입한 보험은 나와 내 가족을 지켜주는 수단이 된다. 보험사와 설계사를 위한 상품이라는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
▲ 월수입의 10%, 저축 가능 액의 30%. 가입 기준을 세우자.
지금까지 보험의 목적과 가치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무리 목적에 맞게 가입했다 하더라도 위험관리 비용이 과다해서 내 가정 경제 건전성을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가정의 미래 현금흐름을 고려하여 가입 규모의 적정선을 정하는 것이 좋다.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보장성 보험의 경우 월수입의 10%를 초과하지 않는 것이 적당하다. 저축성 보험인 연금이나 변액유니버셜인 경우는 월수입의 20%나 월 저축 가능 금액의 30% 내외로 할 것을 권한다. 여러 위험으로부터 안전판 역할을 하는 보험이기에 금융전문가를 통해 정확히 진단받고 선택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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