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자산운용사 탐방]

동양자산운용의 이유 있는 변신

동양생명 자회사로 혁신의 날갯짓

사장실이 멋스러운 카페로 탈바꿈

동양자산운용의 요즘 트렌드는 변화다.

가장 큰 변화는 휴지통(休止通) 카페가 생긴 일. 지난해 12월에 취임한 온기선 대표의 강력한 제안으로 기존 사장실을 카페와 여성 휴게실로 새로이 꾸몄다. 원목을 소재로 한쪽 벽면에는 널따란 책꽂이가 배치됐고, 전망 좋은 창가에는 와인 바처럼 높은 탁자에 조명까지 멋스럽게 꾸몄다. 소나무 향 그윽한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 깊은 커피 향을 마시며 창 밖을 바라보고 있자니 잠시 착각에 빠져든다. 어느 고층 빌딩 스카라운지 카페에 온 듯한 기분이랄까. 직원들끼리, 혹은 외부 손님이 찾아왔을 때 직원들은 이곳 카페에서 간단한 간식과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아침을 거르는 직원들을 위해 빵과 과일도 준비되어 있다. 공간의 변화는 직원들이 마음을 열게 하는 마력으로 이어졌다. 일과 사람이 함께 소통하는 카페는 지금 인기리 성업 중이다.

다른 팀으로 전환배치, 창의적인 조직 문화 시도

두 번째 변화는 직원들의 ‘전환 배치’다. 컴플라이언스팀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운용지원팀에 배치하거나, 마케팅팀 직원을 경영지원팀으로 발령을 내기도 했다. 새로운 업무를 익힘으로써 타부서에 대한 이해를 높임과 동시에 사고의 전환으로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고자함이다. 직원들은 “새로운 업무를 맡아 긴장하게 된다”며 정적인 회사에 역동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펀드매니저 간에 담당 펀드도 ‘전환 배치’를 시도했다. 실적이 좋지 않은 펀드의 경우, 담당 펀드를 전환하여 펀드매니저가 발상의 전환이나 새로운 시도를 함으로써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한 것이다.

동양사태, 현장에서 답을 마케팅 강화

세 번째 변화는 고객을 찾아가는 ‘현장’ 마케팅이다. 동양그룹 사태 이후 기관투자자들은 변함이 없었지만 개인투자들은 일부 펀드 환매를 실행했다. 이에 마케팅 담당자들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서울 시내 300여 군데 새마을금고 창구 판매 담당자들을 직접 만났다. 새마을금고에서 판매된 펀드 해지가 집중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창구 판매 담당자들을 만나 “동양자산운용은 동양생명이 73% 지분을 가지고 있고, 동양생명은 2007년도에 사모펀드인 보고펀드에 매각되었기 때문에 동양그룹의 실질적인 계열사가 아니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계열분리를 승인받았다”고 설명하고, 고객이 투자한 펀드는 동양그룹과 무관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 결과, 줄었던 수탁고가 올해 3월부터는 조금씩 늘고 있다.

CI 변경, 새로운 비전 제시로 새로운 비상

네 번째로는 동양자산운용의 CI와 비전을 바꾸었다. 동양생명의 \'수호천사\' CI를 적용, 고객의 자산에 날개가 돼주고 비상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동양사태를 계기로 모회사가 동양그룹에서 동양생명으로 바뀌고, 대표도 바뀌는 등 조직의 변화 속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의지를 CI에 담았다.

또한 동양자산운용의 투자 철학을 ‘Wealth Care 전문가’로 새로이 정했다. 고객의 자산을 잘 지키고 증식시키고자 신중하게 운용하고(Care) 한발 앞서 가며(Ahead), 직원 간에 서로 격려하고(Respect), 법률과 규정을 준수한다(Ethics)는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했다.

훈훈한 수익률 내는 베트남 펀드의 현지화

동양자산운용의 새로운 변화에 효자 노릇을 하는 펀드는 단연 ‘베트남펀드’다. 3년 수익률 84.2%이고, 1년 수익률은 20.36%로 펀드슈퍼마켓 3년 수익률 랭킹에서 6월 현재, 1위를 차지했다. 2007년에 설립한 호치민 사무소에는 한국에서 파견한 소장과 5명의 베트남 현지 직원들이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현지 직원이 애널리스트로 활약, 현지에서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모아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타사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동양 베트남증권자투자신탁H호(주식혼합) S’ 펀드는 베트남 호치민 하노이에 상장된 주식에 투자한다.

동양사태라는 예기치 않는 역경에 맞서 새롭게 조직을 정비하고 있는 동양자산운용. 시련을 딛고 더 단단해진 동양자산운용의 거대한 날갯짓을 기대해본다.

글. 김성숙(goong171@naver.com)

사진. 홍승모(zmphot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