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人]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고객 마음 꿰뚫는 유쾌한 스토리텔러
조용병 대표는 신한은행 뉴욕지점장과 부행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을 이끌고 있다. 첫인상은 여느 CEO처럼 엄격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흥미진진한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재치있는 이야기꾼으로 변모했다. 회사 분위기는CEO를 그대로 닮는다 했던가? 엄격한 듯 유쾌한 조 대표처럼 사무실 분위기도 활기차고 밝다.
조용병. “제 이름이 용병이잖아요. 용병 때문에 세상이 즐겁지만 너무 많으면 망한다.”라며 회사의 시스템을 만드는 데 노력할 뿐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고 했다. ‘펀드 공장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조용병 대표가 존경하는 인물은 2차 세계대전 종지부를 결정적으로 찍게 했던 미국 패튼 장군. 탱크부대를 이끌고 속도전에 능했던 패튼 장군처럼 총성 없는 영업현장에서 용감하게 상황을 주도하고자 노력한단다. 거칠고 쉬운 현장 용어로 전사들과 소통했듯이 조 대표도 현장에서 고객중심 마케팅을 펼치고자 쉽고 재미나게 이야기를 만들어간다고.
마라톤 풀코스까지 즐겨 뛰었으나 관절에 무리라 ‘너무 나대지 말라’던 의사 조언에 따라 10km 정도를 혼자서 뛰며 자신과 대화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그가 주말을 보내는 방식이다. 잠실과 행주대교 여의도 생태길 곳곳을 나대고(?) 다닌다.
지난 6월 말, 여의도 공원과 한강, 국회의사당이 훤히 보이는 신한금융투자빌딩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한 편의 재미난 동화를 들려주듯 재치와 통찰력 있는 단어로 대화를 술술 풀어나갔다.
펀드슈퍼마켓 설립추진위원장을 맡아 펀드슈퍼마켓을 탄생시켰습니다. 소감이 남다르실 거 같습니다.
조용병: “40개사 넘은 회사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개별 주주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사안을 보는 시각이 다르므로 의견 조율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펀드슈퍼마켓의 생명은 독립성이고 투자자 관점에서 투자자에게 적합한 다양한 상품을 저렴한 수수료로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모두 공감하고 있었지요. 무엇보다도 펀드 슈퍼마켓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의지가 강해서 결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펀드슈퍼마켓이 포커스된 상품 출시와 그에 맞는 운용이 뒤따른다면 더 좋을 결과로 이어질 거 같습니다.”
신한은행에 입사하여 줄곧 신한에서 몸담아왔습니다. 스카우트 제의도 있었을 텐데, 신한인으로 한 길을 고수한 이유가 무엇인지요?
조용병:“여러 은행 합격도 했었고 옛 시중은행 근무도 해봤지만 신한은행의 문화가 저와는 잘 맞았습니다. 사실은 다른 은행보다 월급도 많이 주었구요.(하하). 그 당시 신한은 월급을 많이 주는 대신 깨끗한 문화를 강조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은행이 갑이라서 술 얻어 마시는 관행이 있었는데요. 저희는 술을 사며 영업했습니다. 회사가 막 창업한 시절이라 직원들이 제대로 된 회사를 만들자는 청교도 정신이 강했습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신나게 달렸습니다. 한 눈 팔 사이가 없었지요. 그렇게 30년 동안 임직원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그룹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키우는 꿈,커가는 보람이 많았습니다. 신한은 그러한 정신이 강합니다.
은행업에 계시다가 자산운용업으로 오셨습니다. 내부에서 오랫동안 계신 분보다 자산운용업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요? 자산운용업계가 발전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를 꼽아주시죠.
조용병:“저 개인적으로는 우선 여러모로 겸손해지는 것 같습니다. 시장 변동성이나 업계 전문성 때문에 배울 것이 많습니다.
첫 번째로 특히 자산운용사 문화는 은행과는 또 달라서 잘 지켜보면서 은행의 시스템을 접목시킬 방법은 없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국내 자산운용업이 더욱 발전하여 전 세계로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 번째로 국내 자산운용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운용과 판매가 분리된 상황에서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 우선 과제라 생각합니다. 자산운용사의 3대 핵심 기능인 투자운용, 상품개발, 영업의 균형된 발전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저는 ‘현장의 소리, 고객의 소리’를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자산운용사의 영업부서는 회사의 상품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소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에 따른 처방과 조언을 제공할 수 있는 펀드 매니저 못지않은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봅니다.
세 번째로는 상품개발이 좀 더 전략적으로 이뤄졌으면 합니다. 시장에서 유행하는 상품을 모방하여 이름과 포장만 바꾸는 형태에서 벗어나 자본시장의 흐름과 고객의 소리를 접목하여 개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전문가 팀(Investment Specialists Team)을 신설한 것도 현장 중심, 고객 중심의 영업 문화를 구축하려는 것인지요?
조용병: “네 맞습니다.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은 단순한 상품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고객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합니다. 투자전문가 팀(Investment Specialists Team)을 신설한 것도 불완전 판매를 예방하여 올바른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투자솔루션본부를 출범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두 조직은 투자자가 펀드를 선택할 때 도움이 되는 자료를 생산하여 판매사에 제공함과 동시에 판매자를 대상으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투자자가 투자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장기 투자 파트너 역할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의 투자철학과 올해 하반기 투자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조용병: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은 그 무엇보다도 고객의 미래를 먼저 생각합니다. 운용 철학에서도 고객의 미래를 위한 중요 원칙들을 먼저 생각합니다. 원칙을 준수하는 투자, 가치 중심의 투자, 체계적인 투자, 리스크 관리에 철저한 투자를 운용 철학으로 삼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선진시장 주식에서 신흥시장 주식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에 따라 이머징 로컬 채권 펀드 투자를 당분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의 점진적인 확대를 고려하여 채권펀드 내 물가연동채권 비중 확대를 고려할 생각입니다. 또한, 원화 강세에 대응해 해외 투자 시 환 헤지 포지션을 유지하고 중기적인 관점에서 저성장 가능성에 대비하여 글로벌 자산배분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프랑스 회사와 합작회사이니까 유럽 경제통에 더 세밀한 분석이 기대됩니다. 유럽시장이 그동안 어려웠는데요. 올해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조용병: “유럽 금융시장은 작년 취약국 중심으로 불거진 재정위기 우려가 다소 완화되고 경기도 완만한 회복세로 전환하면서 글로벌 자금이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에 따라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 펀더멘탈 대비 밸류에이션이 과도하다는 판단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디플레이션 우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으로 단기적으로는 상승 탄력이 강하지 않겠으나 여타 선진국 대비 이익 개선세가 견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중앙은행의 추가 양적 완화를 포함한 정책 여력을 고려하면 중기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비 상대적으로 저금리 환경이 지속된다면 배당주와 인프라 투자 매력도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신한BNP파리바의 대표적인 펀드, 그리고 대표님이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신한의 올해 펀드는 무엇입니까.
조용병: “‘신한BNPP 좋은아침희망 증권자투자신탁제1호[주식]’가 대표 펀드입니다. 2004년 4월에 판매를 시작하여 10년 이상된 장수펀드이며, 현재 약 5천억 원 규모로 운용되고 있는데 장기성과에서 꾸준히 안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어 기관투자자들이 대표적으로 선호하는 펀드입니다.
올해 추천하고 싶은 펀드는‘신한BNPP 기업지배구조 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펀드인데요. 올해 6월에 설정된 펀드로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기회를 포착하여 투자하는 운용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세제지원 등 제도적 지원으로 내년까지 많은 기업이 지주회사 전환 등 기업지배구조를 투명화하고 개선할 것으로 예상합니다.지배구조 개선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높은 배당성향이 예상되어 중기적 관점에서 위성 전략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대표님의 개인적인 투자철학도 궁금합니다. 대표님만의 투자 비법은 무엇인지요?
조용병: “저의 투자철학 1번은 자식교육입니다. 나이 들어 아이들이 속을 썩이면 부모가 행복할 수가 없지요. 자녀 교육할 때 신경 썼던 부분은 일 년에 한두 번 꼭 담임선생님을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아빠는 일종의 블루오션입니다. 아빠가 찾아와서 이야기하면 무게감도 있고,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남자 담임선생님일 경우에는 여자 선생님들이 많은 요즈음 남자 선생님이 어찌 반가운지 모르겠다며 밥 한 끼 같이 하자고 하죠. 여자담임선생님을 만나면 교무실에서 찾아뵙는데 선생님들이 의외로 보통 직장인에 대해 호기심이 많더라구요. 은행에서 일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드리곤 했죠. 슬쩍 저희 아이의 부족한 점 등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의 한마디는 매우 중요하더라고요.
두 번째로 자식 교육할 때 신경 썼던 부분은 가족 여행입니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서울에도 좋은 곳이 많습니다. 월드컵공원 난지공원, 여의도생태공원 등 가까운 곳에 다니면서 아이들과 추억도 쌓고 새로운 이야기를 나누곤 하였습니다.”
평소 스트레스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조용병: “평소 스트레스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당한 스트레스는 몸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스트레스를 감내할 힘을 기르는 건데요. 저는 운동을 매우 좋아합니다. 축구, 농구는 학교/직장대표로 뛸 정도로 좋아했습니다. 마라톤도 즐깁니다. 혼자서 ‘독립군’으로 뛰다 보면 처음에는 복잡한 생각이 지나가다가 스스로와 대화를 통해 하나 둘 정리해나갑니다. 그리도 문제 해결책도 떠오르죠. 몸이 힘들수록 더 뛰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관절에 무리라 하여 주말에 10km 정도 뛰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평소 사는 곳과 다른 곳에 갔다 오면 생각을 비울 수 있어요. 영화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기도 하고, 여행도 좋죠. 후배들에게 늘 해주는 이야기입니다.”
글. 김성숙(goong171@naver.com)
사진. 지미연(agad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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