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자산운용사 탐방]

“Understand. Act.” 고객을 위한 긴 호흡

알리안츠자산운용

여의도 금융가에 자리한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펀드슈퍼마켓이 자리한 금융투자협회 옆 건물인 알리안츠 타워에 있다. 특별하지 않은 차분한 공간에서 직원들은 정은수 대표나 임원에게 편안하게 인사를 건넸다. \'Understand. Act.\' 독일계 자산운용사여서일까? 알리안츠 그룹의 슬로건은 짧고 용맹하게 다가온다.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을 위해 행동하라는 이 두 단어 속에 알리안츠의 많은 것이 담겨 있다.

63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이하 알리안츠자산운용)에는 25명의 운용전문 인력이 상주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 시장이 가지는 중요성 때문에 많은 운용인력이 한국시장을 분석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에 진출해있는 외국계 운영사로는 거의 드문 일이다. 최근 운용팀을 유형별로 세분화하여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맞는 시스템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주식운용팀, 밸류인액션팀, 멀티에셋&얼터너티브스팀, 채권운용팀으로 전문화했다.
알리안츠가 출시한 국내 상품은 10여 종이며 역외 펀드 43개 정도. 알리안츠자산운용은 리테일 펀드의 경우 한 해에 1~2개의 펀드만 출시한다. 펀드를 출시, 운영하는 데 큰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한국 고객의 니즈에 맞고 대규모화할 수 있는 펀드만 본사의 승인을 받아 출시한다. 고객의 자산으로 운용되는 펀드인 만큼 소형펀드는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설립 14년째 3명의 대표, 장기 투자를 말하다
알리안츠자산운용은 깐깐하고 멀리 바라본다. 검소하고 합리적이다. 다음 해 예산 계획을 짤 때도 목표와 계획에 맞는 세부 항목까지 짜고 대부분 계획은 실행된다. 모든 업무가 시스템화돼 복잡하고 치밀하다. 목표나 성과는 장기적으로 수립하기에 단기적으로 수익이 나쁘다고 문책성 인사를 하지 않는다. 설립 14년째, 세 명의 대표가 회사를 이끈 것을 보니 금방 이해가 된다. 알리안츠생명보험에서 시작된 기업이기에 증권업에서 시작된 운용사에 비해 장기투자에 강할 수밖에 없다.
합리적인 문화도 알리안츠의 특징이다. 입사한 지 1년 된 사원도 대표에게 직접 결재를 받는다. 과장, 차장, 부장, 이사까지 결재 받고 부장이나 이사가 업무를 총괄해서 대표에게 결재 받는 시스템이 아니다. 담당 부장이나 임원은 담당 사원이 사장에게 결재를 잘 받을 수 있도록 조언을 해줄 뿐이다. 대표도 갖가지 업무에 대해 결정하고 지시를 내려야 하기 때문에 회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세부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임산부 휴게소 설치 등 상호 존중의 문화 강조
‘상호존중’. 알리안츠자산운용은 직원 간의 상호존중하는 문화를 매우 강조한다. 누구든지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고, 모든 직원은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동반자적인 관계로 대한다. ‘Great work place to work’, 즉 일하기 좋은 회사로 만들고자 그룹차원에서 노력도 계속 진행 중이다. 여직원들의 건의로 ‘임산부 휴게소’가 생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또한, 홍콩에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담당자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취지로 교육 프로그램을 분기마다 진행하고 있다. GDP 교육프로그램도 있다. 다른 나라 사무실에서 3개월 정도 근무하며 다른 사무실 업무 프로세스를 연구하는 것. 지금 한국사무소에는 유럽에서 온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모든 기업은 고객이 최우선이라고 말한다. 승패는 실행력의 차이다.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책임지고자 멀리, 그리고 꼼꼼히 계획하는 알리안츠의 3년 후가 궁금해진다.

글 김성숙(goong171@naver.com)

사진 지미연(agadi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