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 직장인들에게 유독 미움받는 이유 중 하나는 출근해서 처리해야 할 일이 잔뜩 쌓여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외국과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이라면 이 얘기가 더욱 실감나게 다가오실텐데요. 우리나라의 시차가 서양보다 몇시간 빠른 관계로 미국과 유럽 현지시간으로 금요일과 일요일 사이 터진 일들은 고스란히 우리가 월요일날 처리해야 하는 몫으로 돌아옵니다. 물론 이를 방지하고자 토요일이나 일요일날 회사에 출근해 미리 일을 수습해놓는 분들도 계시지만 주말에 '자발적으로' 출근하기란 매우 어려운 법. 아무튼 월요일은 이래저래 힘든 날입니다.
이는 저도 예외가 아니어서 매주 월요일에는 지난 한주간 있었던 국내외 시장을 리뷰하고 글 쓸 거리들을 미리 챙기는 편입니다. 하지만 지난주말에 10월 세미나가 열렸던 관계로 금, 토요일에 해놨어야 하는 일들을 하나도 챙기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어제는 하루종일 밀린 일을 하느라 곤혹을 치뤘는데요. 어제 글 서두에서도 밝혔던 블랙리스트(지금 사지 말아야 할 종목은?) 자료를 만드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습니다.
그런데 왜 항상 일은 바쁠 때 이중 삼중으로 터지는 걸까요? 설상가상으로 어제 코스피가 1% 넘게 폭등하는 바람에 3차원 모형도 그 즉시 그려놔야 했습니다. 블랙리스트도 모자라 3차원 모형이라...이건 완전히 밤을 새라는 얘기입니다. 각각 5시간여가 소요되는 작업이니까요. 그런데 아직 끝난 게 아니었습니다. 지수 급등에 따라 지난주 살짝 공개했었던 '코스피 매수 타이밍 지표'가 어떻게 변했는지 그려봐야 했던 겁니다. 당시 글은 평소 분량에 비해 매우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자분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세미나에서도 어떻게 변했는지 물어보는 분들이 계셨을 정도) 여기에는 시기도 시기였을 뿐더러 후원자용 글이나 세미나에서만 공개하던 지표를 최초로 공개했다는 사실도 크게 작용했을 겁니다.
아무튼 저는 오늘 글의 주제로 아래 3개 중 단 하나만을 골라야만 했습니다.
1. 코스피 3차원 모형(어제 1% 넘게 상승했으니까)
2. 주식 블랙리스트(원래 이번주 월요일이 올리는 날임)
3. 코스피 매매 타이밍 지표(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음)
고심 끝에 택한 주제는 3번이었습니다. 사실 1번과 2번 주제 같은 경우는 며칠 지난 뒤 공개해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3번 같은 경우는 하루가 다루게 변하는 지표이므로 자칫 올리는 타이밍을 놓쳤다간 효용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특히 코스피가 간만에 힘을 발휘한 어제 상황에 대해 도통 감을 못잡는 분들이 많으실 거 같아 이분들께 뭔가 도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비록 그게 크지는 않더라도 말이죠.
*어제의 반등을 믿을 것인가, 말 것인가?
어제 코스피는 1.55%나 폭등했다. 솔직히 이 정도의 상승세 가지고는 최근의 하락세를 희석시키기 역부족이다. 일봉상으로 봐도 그렇다. 비유하자면 '간에 기별도 안가는 수준'이라고 할까나...
일단 반등에 성공한 코스피
보통 이런 상황이 연출되면 개인 투자자들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단 매도 관점은 제외다.)
1. 오호라...1% 넘게 올랐네? 주가도 충분히 싸졌겠다, 무조건 사는 거닷!
2. 반등이 나오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황같은데? 2천 포인트 이상으로 올라올 때까지는 관망하는 게 좋을 거 같아.
개인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기관이나 외국인들 모두 똑같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일단 어제 수급만 놓고 본다면 개인은 손절매하는 모습을, 외국인은 이도 저도 아닌 중립을, 기관은 줄매수 행진을 보였다.
개인 투자자들의 직접투자 비중이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고 대신 간접투자, 즉 펀드란 형태로 변형되어 기관투자자들의 수급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특히 최근 기관의 실탄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개인 투자자들의 '묻지마 저가매수 본능'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증명해준다.
그렇다면 개인 투자자들은 현재 상황에서 위 1번과 2번 보기 중 어떤 걸 택할 확률이 높을까?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필자가 볼 땐 1번을 택하는 비율이 2번보다 훨씬 높을 거라고 생각한다. 굳이 펀드매수까지 들먹이진 않겠다. 한가지 분명한 건 최근 5년간 지수가 정점 대비 5% 이상 빠졌을 때 최초로 출현하는 반등 직후(여기서 말하는 반등은 일봉 기준 1% 이상의 상승을 뜻한다.) 매수에 가담하는 개미들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뭐니해도 오랜 하락 끝에 나온 반등이 개미들의 안도감을 불러일으켰다는 점, 계속 하락하는 기간 내내 손절매를 하지 못하고 물타기를 해왔던 개미들이 최초의 반등을 핑계삼아(?) 나머지 투자금을 몽땅 투입한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필자도 과거 이런 경험을 숱하게 해봤다.(사람 욕심이라는 게 고대하던 반등이 나오면 물불 안가리고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어제 나온 반등을 핑계삼아 코스피에 진입해도 되는 것일까? 지난주에 공개했던 지표를 그대로 등장시켜 필자의 의견을 써보고자 한다.
*현재 상황은?
오늘 역시 지표 해석을 간단하게 해보겠다. 일단 지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부터 확인해보자. 위에 있는 게 지난번 글에 나왔던 10월 14일 그래프, 아래 있는 게 어제 그래프다.
코스피 주요업종 조정지수 그래프(10월 14일 종가 기준)
코스피 주요업종 조정지수 그래프(10월 20일 그래프)
-1주일 만에(더 정확히는 4 거래일 만에) 검은선이 매수가능영역으로 들어왔다.
-1주일 전보다 매수하기 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그렇다면 지금 코스피에 진입하는 게 과연 옳은 것인가. 물론 이것은 신의 영역이다. 하지만 필자 개인적 의견으로는 지금 들어가는 것은 시기상조라 보여진다.
-아래 그래프를 보자. 위 그래프 중 2013년 1월 이후 부분만 확대한 것이다.
-검은선이 분홍색 영역 하단 경계선에 닿았거나 아예 뚫고 내려왔을 때를 표시해봤다. 지난 글에서 말했 듯 검은선이 하단으로 내려올 수록 코스피 매수 적기란 것을 알 수 있다. 지수위치와 비교해보시길.
-하지만 각각의 부분은 조금씩 다른 형태를 띄고 있다.
d부분: 검은선이 분홍색 영역 경계라인에 닿자마자 바로 반등한 케이스다. 이때 코스피에 진입했다면(예: 코덱스 200) 정말 싸게 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d부분을 적용시키기는 무리다. 현재 코스피는 e부분을 기점으로 검은선이 아예 밖으로 삐져나온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d부분은 오늘 논지에서 제외시킨다.
a부분: 작년 여름에 연출됐던 부분이다. 검은선이 분홍색 영역을 하향돌파했다는 점에서 며칠 전 연출된 e부분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a부분 혹은 e부분에서 진입하는 게 좋은 판단이었을까? 일단 a부분 전후로 연출된 코스피 움직임을 보면 '그렇다'라고 할 수 있다. a부분과 연결된 선을 그대로 따라가보면 코스피가 얼마 안 지나 저점을 찍었다는 걸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무릎도 아닌 발에서 사는 거나 다름없었다는 뜻.
b부분: 분홍색 밑으로 빠져나온 검은선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한 때다. 이때 코스피를 매수했어도 훌륭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 사실 필자가 세로로 그어진 녹색선을 약간 비뚤어지게 그은 관계로 그래프상에서는 a부분보다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수의 저점과 일치하는 것은 바로 b부분이었다.
c부분: 검은선이 원래 있었던 자리로 돌아간 시점이다. 이때 시장에 진입하는 건 a나 b부분에 비해 효용성면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왜냐면 c지점의 주가가 a, b 지점 주가보다 더 높았으니까) 이렇게 본다면 확실히 불리해 보인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일단 검은선이 분홍색 영역을 빠져나온 건 확실하다.(e부분) 그렇다면 과거의 경험(위 그래프는 2013년 이후를 보여주고 있지만 2000년 이후 검은선의 모든 경우가 대동소이했다.)을 되살려 지금 코스피를 매수해도 되는 것일까?
-그 전에 먼저 치명적 리스크가 존재함을 알아둬야 한다. 첫째, 어제를 기점으로 살짝 꼬리를 들어올린 검은선이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점. 둘째는 검은선 자체가 박스권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게 무슨 얘기일까?
-b부분처럼 검은선이 확실히 저점을 찍었다는 게 드러나려면 저점을 찍은 후 적어도 3~4일은 지나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검은선이 저점을 찍은 게 확실하다고 단정지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주가가 폭락한다는 뜻이니까) 이럴 바에는 조금 더 기다리는 게 낫다. 기다리면서 저점 자체를 확실히 판가름해보자.
-검은선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는 건 한마디로 무의미하다. 지금처럼 분홍색 하단 영역에서 머물되 위아래로 움직이며 일명 '박스권'을 형성할 수도 있다. 즉 저점이 여러개 형성될 수도 있다는 뜻. 이미 b와 c 부분 사이에서도 이중저점이 한차례 목격되지 않았던가. 특히 이 저점들의 높낮이가 엇비슷할 경우 당췌 어느 시점에 주식을 매수해야 할지 도통 알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필자의 주장은 무엇일까? C지점처럼 검은선이 다시 원위치로 돌아올 때 매수하자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하면 발등에서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하지만 필자가 누차 강조하는 게 있었으니 바로 무사어팔이다. 발부분을 확실히 형성하고 무릎까지 올라왔을 때 주식을 산다면 2차 폭락에 따른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더구나 현재 검은선이 얼추 저점을 형성한 것으로 보이지만 며칠 사이에 도로 폭락할 수 있는 노릇이므로 지금 들어가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하겠다.
-단 본인이 단타나 스윙 트레이더가 아니고 1년 이상을 바라보는 장기 투자자라면 지금 들어가나 나중에 들어가나 큰 상관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코스피 자체가 몇주 전에 비해 엄청 싸졌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기 투자자에게 a, b, c 그리고 e를 나눠 설명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안된다. 검은선이 내려왔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단 검은선이 2차, 3차 폭락을 개시할 수 있으므로 한번에 몰빵하는 행위는 절대 금물이다.
*최종정리-3줄 요약
1. 본인이 철저한 장기투자자라면 지금 들어가도 상관없다. 단 분할매수로 대응할 것.
2. 그외 투자자라면? 검은선이 어떻게 될지는 필자도 모른다. 단 덜 위험한 방법(무사어팔)을 택한다면 검은선이 분홍색 영역으로 재진입할 때를 기다리라고 말해주고 싶다.
3. 그때까지 못기다리겠다면 적어도 검은선이 뚜렷한 저점을 찍고 반등할 때를 노려라. 지금은 검은선의 저점이 형성됐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글은 10월 21일 화요일 오전 4시경에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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