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토요일에 열릴 10월 세미나 자료 준비 관계로 이번주에는 더 이상의 글을 올리지 않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어제에 이어 오늘도 국내외 주식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관계로(지금이 목요일 새벽 1시 40분인데 미국시장이 2% 가까이 폭락하고 있군요.) 마음 편히 쉴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현재 주식시장 상황을 말해주는 차트 몇개를 등장시켜 독자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고자 합니다. 원래는 후원용글 혹은 세미나에서만 공개했던 그래프들인데 지금 이런 상황에서 굳이 아껴둘 필요까지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저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주황선 그래프도 포함됩니다.
*몇가지 알아둬야 할 사항
필자의 글을 최소 4달 이상 꾸준히 읽어온 독자라면 필자가 주식시장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었는지 잘 알 것이다. 단 두개로 요약한다면 다음과 같다.
-무사어팔
간단하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자'의 약자다. 괜히 욕심부려 최저점에서 사서 최고점에 파는 우를 범하지 말자는 것. 여기서 중요한 건 '파는 것'이다. 최저점에서 사는 건 조금의 노력만 기울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파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최고점에서 팔려는 욕심에 사로잡혀 너무 일찍 팔았다던지, 반대로 너무 늦게 팔아 땅을 치고 후회한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오죽하면 매도가 '예술행위'나 다름없다는 말이 있겠는가? 이렇듯 최고점에 맞춰 칼같이 매도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거의 없다.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필자가 나름의 투자철학으로 정립한 것이 바로 무사어팔이다. 즉 머리에서 팔려는 욕심을 머리고 시장이 무너지기 전에 어깨 근처에서 정리하고 나오자는 뜻. 물론 어때에서 머리까지 오는 동안 주식시장은 훌륭한 수익률을 안겨다주곤 한다. 하지만 이 타이밍을 못맞춘다면(대개의 '인간'들은 어깨에서 머리로 올라가는 상승세에 현혹되어 정수리 부근에서도 매도를 하지 못한다.) 변곡점을 찍고 도로 하락하는 수익률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계속 보유하고 있다가 어깨는 커녕 배꼽 근처에서 억지로 팔게 된다는 뜻. 한마디로 정점에 다다르기 전에 마음 편히 물량을 정리하고 나오자는 게 필자의 모토다.(필자는 모멘텀 투자는 물론이고 가치투자의 경우에도 이런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이왕이면 주식이 더 쌀 때 사는 게 안전마진을 더 확보할 수 있지 않겠는가?)
-투자기간
일단 단타는 필자와 안맞는다. 과거 몇차례 해봤는데 맨날 깨졌으니까. 블로그 개설 이전(2012년 5월)에 확립된 투자철학 중 기간에 대한 부분은 명확히 정립된 편이다. 최소 1달 이상의 모멘텀 투자와 가치투자를 결합시킨다는 것. 사실 이는 필자가 수백회의 백테스팅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는 수십개의 그래프와 관련된 부분이기도 하다. 검증결과 최대 수익률을 기록했던 투자기간이 최소 4주 이상이었다는 것. 이런 구체적 사실까지는 몰라도 필자의 글을 대충 보더라도 이 사람이 단타나 스캘핑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달으셨을 것이다. 무사어팔과 관련해봐도 1주나 2주란 시간은 매우 짧게 느껴진다. 최소 한달부터 최대 1년까지를 투자기간으로 설정했을 경우 수익률이 좋게 나왔음은 물론이다.(단 여기서도 가치투자의 경우에는 몇년을 버티기도 한다.)
-주식을 팔아라!
이게 핵심이다. 필자는 주식시장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독자들의 질문을 매우 자주 받는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에 대한 답을 단 하나로 통일했다. 그게 언제였고 답은 뭐였는가?
작년 겨울부터, 조금 더 가깝게는 올해 초부터 계속 주식시장에 대해 관망 내지는 매도를 주장해왔다.
그동안 세미나에 참석하셨던 분들, 혹은 필자와 단 한마디라도 나눴던 분들은 잘 아실 것이다.(이게 궁금하다면 올해 초에 올린 글들을 찾아 읽어보시길 권한다.) 방금 전 말한 '무사어팔' 투자철학과 주식시장에 대해 '비관적 입장'을 꽤 오랬동안 고수해왔다는 것을. 물론 닥터 둠이라 불리는 마크 파버처럼 평생을 비관론자로 살아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필자는 세미나에서 만난 독자들이 물어볼 때나, 국내 가치투자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펀드매니저가 물어볼 때나, 평소 친하게 지내는 베스트 애널리스트 형님이 물어볼 때나 답은 한결 같았다. '바로 언제 무너질지 모르니 조심하는 게 좋을 거 같다'고 말이다.
1달 전 월가 소식통에 매우 흥미로운 기사가 나왔다. '골수 비관론자'들로 여겨졌던 월가 전문가들마저 최근의 주식 상승세에 낙담(?)하여 비관론을 접고 긍정론으로 전향했다는 내용이었다.(독자들 중 월가나 여의도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은 이 소식을 잘 알고 있었으리라.) 필자도 예외가 아니어서 2달 간격으로 개최하는 세미나나 사석에서 맨날 '주가 거품론' '조심하자' '지금은 팔거나 관망할 때'라고 주장하기 쑥쓰러울 때가 많았다. 지난 8월 세미나에 온 분들을 대상으로 지금은 조심해야 한다고 얘기했을 때 실망스런 표정을 지어보였던 분들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날 정도다. '이런 저런 이유로 긍정론으로의 전향'을 고민한 적도 무척 많았다. 2천 포인트를 넘어 2200까지 무난하게 돌파할 듯처럼 보였던 S&P500을 보니 이런 악마의 유혹에 휘둘린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을 게다. 오히려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데 비관론을 주장하는 바람에 독자들로부터 의심 아닌 의심을 받는 것이 차라리 나을 정도였다.(독자들 중 이런 생각을 하신 분들도 꽤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지겹도록 주식시장에 대해 비관론을 유지했던 까닭이 여러개 있었으니 바로 오늘 공개하는 그래프가 그 중 하나에 속한다. 비관론을 배신하기에는 이 그래프들이 필자를 놓아주지 않았던 것이다. 자세한 설명은 과거 여러번 한 적이 있으므로 오늘은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주황선
필자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그래프다. 필자가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경제 및 투자 관련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2011년도 가을 즈음) 이 그래프가 없었다면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지금 이 블로그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마디로 이 그래프는 필자가 기술적 분석을 행할 때 없어서는 안되는 그래프다.(주: 필자는 국내 주식시장을 분석하기 전에 항상 먼저 미국 주식시장을 분석한다. 미국주식시장이 폭락하면 우리 시장도 그대로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황선은 미국 주식시장을 기준으로 그려진다.)
지금 중요한 건 주식을 살 때가 아니라 팔때다. 그리고 이미 시장이 폭락해버린 지금 중요한 건 '과연 주식을 언제 팔았어야 했는지'다.(아쉽게도 우리 대부분은 가치투자자가 아니다.) 쉽게 얘기해 여러분이 주식투자에 참고하고 있는 제도권&비제도권 전문가들 중 주식을 팔라고 했던 사람들이 있었는지, 또 있었다면 언제쯤 그런 얘기를 했는지 기억해보라는 뜻이다.
-주황선의 움직임을 잘 보시길. 주황선이 정점을 찍으면 이건 매도신호다. 좌측의 파란 화살표 4개와 주식 그래프를 비교해볼 것.(가장 오른쪽 화살표 부분은 너무 일찍 나온 신호였다.)
-만약 주황선이 회색 영역을 아예 돌파해버렸다면 이건 주식이 버블권에 들어갔다는 뜻이다. 이 그래프 상에서는 1번~3번 부분이 여기에 해당된다. 물론 3번 부분 중간에는 아주 미약하게 다시 회색 영역으로 돌아온 부분이 있지만 무시해도 될 정도다.
-일단 1번 부분을 보자. 이렇게 본다면 주황선이 최초로 회색영역을 벗어난 작년 말 무렵부터 주식을 매도하고 빠져나왔어야 한다. 필자가 비관론으로 돌아선 것도 이때 쯤이었다. 1번 부분내 주가 움직임을 확인해보자. 물론 주가가 상승하긴 했지만 올해 초 깊은 조정을 받은 게 확인된다. 주황선이 회색 영역을 최초로 돌파했던 당시 주가와 조정을 받았을 때의 주가를 비교해본다면 왜 일찌감치 정리하고 나왔어야 하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이미 과거에 설명한 바 있는 내용이다.)
-2번 부분도 마찬가지다. 주황선이 최초로 돌파했을 때와 다시 진입했을 때 양 지점의 주가를 비교해보면 전자 때 매도하는 게 더 좋았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 상황, 3번을 보자. 주황선이 돌파한 건 올해 여름이다. 물론 주가가 상승한 적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테이퍼링 우려로 한번 폭락한 적이 있었으며 무엇보다 요 며칠 사이 주가폭락으로 인해 시작점보다 주가가 더 낮아진 상황이다. 이럴 바에는 여름에 물량을 정리하고 나오는 게 나았을 것이다.
-이게 무슨 얘기인지 이해가 안된다면 3번 사각형의 좌측 모서리 당시 주가와 우측 모서리(어제 종가) 주가 레벨을 비교해보라는 뜻. 쉽게 말해 올해 여름부터 현재까지 주가는 거품레벨이었다는 뜻이다. 이것도 역시 필자가 만나는 사람마다 한 얘기다.(주황선 대부분이 회색영역 바깥에만 머물러 있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당연히 필자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다. 주황선이 재차 상승한다면 이건 더더욱 매수신호가 아니라는 것. 오히려 떨어지는 게 저가매수 찬스의 신호음을 울려준다 하겠다.
-주황선의 움직임은 2~3일 간격으로 급변하므로 꾸준히 지켜봐야 한다. 특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투자자 편향도
필자에게 비관론을 강요하게끔 만들었던 두번째 지표는 미국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의 편향도다. 이것 역시 필자가 손수 제작한 지표다. 주황선을 등장시킬 때 항상 나오는 지표이기도 하다. 이게 어떤 원리로 그려지는지는 과거 글과 세미나에서 설명한 바 있다. 여기에선 설명을 생략한다.
-G.C일 때 매수, D.C일 때 매도한다. 친절하게 B(BUY)와 S(SELL)로 표시해놨다.
-표시해놓은 대로 매매했을 경우 수익률이 어땠는지 확인해볼 것. B에 사서 S에서 팔았다면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았음이 드러난다.
-역시 중요한 건 지금이다. 가장 최근에 나온 매도 타이밍은 가장 오른쪽에 있는 S 혹은 A 부분이다. 왜냐. 보라색선이 녹색선과 만나서나 아예 뚫고 내려왔기 때문이다. 백번양보해 A 지점에서 매도했다고 치자. 이때 날짜는 9월 말이었다.(원래 D.C 난 날짜는 정확히 9월 25일이다. 하지만 이를 완전히 파악하려면 2~3일이 더 지나야 알 수 있는 법. 따라서 9월 30일로 한 것이다.) 요 며칠 사이 폭락에 놀라 허둥지둥대는 것보다 느긋하게 9월말에 팔고 빠져나오는 게 좋지 않았을까?
-지금은 G.C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게 필자가 하고 싶은 얘기다.
-주황선의 궤적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주황선과 같이 보면 좋은 지표다.
-주황선과 마찬가지로 1주일 뒤에는 두 선이 다시 만날 수도 있다. 역시 주목해야 한다.
*섹터간 상관관계
이 지표도 가끔 보여드린 적이 있다. S&P500의 주요섹터간 상관관계를 구해 매도 타이밍 포착에 활용했다.
-단언컨대 이 지표는 매도에 출중한 능력을 자랑한다. 파란선이 주황선을 D.C할 때는 무조건 주식을 팔라는 것.(옥의 티가 있다면 A부분이다.)
-편의를 위해 D.C가 발생했던 시점에 세로로 검은선을 그어놓았다. 바로 위 주가와 비교해보시길.
-그렇다면 가장 최근에는 언제 매도했어야 했나. B지점이었다. 파란선이 주황선을 하향돌파한 게 너무 확실히 드러난다. 참고로 이 B지점의 날짜는 9월 12일이었다.
*최종정리
-소방차, 서태지와 아이들, 중국 최고의 소설, 글로벌 IT 1등 기업의 공통점은? 숫자 3이다. 필자도 이들 지표 3인방 덕분에 신념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만 하면 무사어팔 철학을 구현하기에 좋은 지표들 아닌가?
-제도권&비제도권 할 거 없이 소위 '주식 전문가'란 사람들의 실력이 확실히 드러나는 시기가 도래한 것으로 보인다. 원래 시장이 무너지기 전까진 다들 전문가로 보이는 법이니까.
-이제 관전 포인트는 1)얼마나 더 폭락할 것인가, 2)언제쯤 저가메리트를 활용해 사야 할 것인가, 3)환율 및 국채시장 동향 등이 될 것이다. 위 3인방 지표말고도 그동안 쑥쑥 키워온 지표 수십개로 이들의 향방을 추리해볼 생각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노력의 10배 이상을 기울여야 겨우 맞출 수 있을 듯하다.
-주의사항: 다시 한번 말하지만 위 지표는 100% 기술적 분석에 입각한 지표들이다. 또 필자의 투자철학에 맞게 가공된 지표들이란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의 투자철학, 매매기간과 궁합이 안맞을 수 있다. 나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굳이 자세히 읽어볼 필요는 없다.(필자는 오히려 이런 걸 원한다.)
-어떤 지표든 100% 과신은 금물이다. 과거 성과가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앞으로도 좋은 지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볼 생각이다. 부디 오늘 글이 도움되셨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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