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출에서 자꾸 펑크가 나요.”
얼마 전 새로 만난 30대 초반 직장인 신혼부부 첫마디다. 카드 값 내고 나면 돈이 없다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말하자면 지출관리 하소연인 셈이다.
부부는 결혼하면서 혼수자금 때문에 신용카드 할부를 600만원 정도 이용했다. 그리고 전셋집을 마련하기 위해 전세자금 명목으로 5천만원을 대출한 바 있다. 신혼여행지에서 둘만이 오붓하게 있으면서 부인 하씨는 카드대금과 대출금이 조금 걱정돼 남편에게 물었다. 그때 남편의 대답은 시원스러웠다.
“걱정하지 마. 맞벌이잖아, 그 정도는 금방 갚을 수 있을 거야.”
그날 이후로 부부는 돈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실생활은 예상과 달랐다. 대출금은 이자만 갚는 형편이고, 줄어들 거라 생각했던 카드금액은 이미 수위를 넘어서 리볼빙을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신혼의 달콤한 꿈에 한창 젖어 있을 때에 돈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 신혼부부가 안고 있는 문제는 무엇이고, 과연 이들만의 문제일까?
첫 단추부터 잘 끼워야
이 신혼부부의 근본적인 문제는 결혼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이다. 결혼을 언제 할지, 결혼비용은 얼마인지를 전혀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구체적인 목표를 생각하지 않으면 저축해야 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하고 여유 돈을 상당부분 소비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결혼할 시기와 결혼비용을 예상해 보고, 그에 따라 매달 얼마를 저축해야 하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예를 들면, 교제하는 사람과 어느 집에 살지(몇 평, 얼마짜리), 혼수는 얼마나 할지, 웨딩 촬영은 어떻게 할지, 신혼여행은 어디로 갈지, 결혼식은 어디서 하며 피로연 음식의 객단가를 얼마에 맞출지를 계획해 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남자의 경우 전셋집 마련을 포함하여 평균 9,609만원이 들고, 여자의 경우 혼수 마련을 포함하여 평균 3,335만원이 든다.(통계청)
취업도 쉽지 않은 판에, 젊은 부부에게 억대가 넘는 결혼비용은 결코 만만한 돈이 아니다. 결혼하면서 은행대출과 카드빚을 지게 되는 것은 결코 하씨 부부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계획을 미리 세우면 걱정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결혼계획을 미리 세우고, 매월 저축하는 금액을 정해 이를 실행하면 자연스럽게 소비량은 줄고 모아지는 돈은 많아지게 된다. 첫 단추, 그건 결혼계획이다.
지출관리, 어렵지 않다
“근본문제는 이제 파악된 거 같은데, 이제 어떻게 하면 될까요?”
하씨 부부는 이제 엎지러진 물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신용카드를 없애시면 됩니다.”
신용카드를 없애라는 말에 하씨 부부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나 이건 검증된 해법이다. 신용카드 사용자들이 현금이나 체크카드 사용자들에 비해 소비량이 47% 많다는 미국의 연구결과가 있다. 신용카드를 긁고 다시 돌려받는 과정 속에서 뇌가 돈을 썼다는 고통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소비에 대한 통제력을 점점 잃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 스스로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결제수단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될 때 소비량은 늘어나게 된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다음과 같은 현상이 단계적으로 나타난다.
1단계. 신용카드가 좋아진다(할인혜택, 포인트 적립)
2단계. 소비량이 늘어난다(전월실적 및 충동구매)
3단계. 할부와 현금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4단계. 리볼빙과 카드론을 이용하게 된다.
5단계. 급여일에 맞춰 카드금액을 결제하고 나면 남는 금액이 없다.
위 단계들이 순서대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그 상황이 계속 반복해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 바울 상담사의 지출관리 6계명
1. 신용카드? No! 체크카드(현금)? OK!
2. 체크카드의 잔액알림 SMS, 그거 좋다며!
3. 예산 한 번 세워 보는 게 어때!
4. 남편과 헤어질 순 없어도 통장끼리는 좀 헤어져!
5. 자네, 혹시 자동이체 걸 줄 아나?
6. 지겨운 가계부? 아니아니, 아니 되오!
위 6계명을 설명하자면 이러하다.
지출을 내 뜻대로 통제하고 싶다면 신용카드보다 현금과 체크카드를 쓰는 게 좋다. 할부금액을 포함하여 그 동안 누적되었던 카드금액은 갚을 돈이 있다면 모두 갚아버리는 것이 좋다. 돈이 없다면 대출을 받아서라도 갚고, 신용카드 사용을 중지하고 현금이나 체크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잔액알림 SMS를 함께 신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제금액 뿐만 아니라 통장잔고도 알려주기 때문에 줄어드는 통장잔고를 보며 소비를 통제할 수 있게 된다.
급여일에는 어디에 내가 돈을 쓰는지 항목을 나눠서 파악해 보고, 그것을 토대로 예산을 세워서 소비를 한다. 이때 정기적으로 소비하는 항목을 위한 통장과 비정기적으로 소비하는 항목을 위한 통장을 따로 구분하여, 급여일을 기준으로 세워놓은 예산 금액만큼 각 통장으로 자동이체를 걸어서 사용하면 지출관리 효과가 더욱 커진다.
이 과정을 반복해서 지출하게 되면 돈이 모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것은 가계부를 쓰는 재미를 더해준다. 가계부를 쓸 때는 가격을 만단위로 표시하여 간결화 시키고(쓰기 편하게), 예산대비 실지출액이 얼마인지 비교하여 다음 달 예산에 반영시킨다.
릭 워렌의 저서 ‘목적이 이끄는 삶’을 알고 있는가? 누구에게나 분명하고도 구체적인 목표가 있을 때 그것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돈 문제도 마찬가지다. 돈 걱정 없는 달콤한 신혼생활을 계속 유지하려면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 계획하고, 그에 따라 지출관리를 하는 것이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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