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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행동 성공적으로 바꾸기 : MINDSPACE 시리즈] 2. 인센티브 (1)[1]
추천 0 | 조회 411 | 번호 2373 | 2013.03.20 13:43 투자자보호재단 (inv***)

인센티브(incentive)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다. “어떤 행동을 장려하기 위한 방법, 유기체가 가지고 있는 동기·동인(動因)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인지되는 대상 또는 외적 조건”. 즉, 행동 변화를 촉진하는 모든 유무형의 방법을 인센티브라고 부를 수 있다.
인센티브로 인한 행동 변화는 인센티브의 유형이나 규모, 제공 시기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설계 시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사람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들로 행동경제학에서 제시하는 손실회피, 준거 의존, 쌍곡선형 할인, 낮은 가능성의 과대평가, 심적 회계 등도 포함된다. 이하에서는 가장 많이 활용되는 표준 인센티브 프로그램과 행동경제학에서 제시하는 심리적 요인들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표준 인센티브 프로그램
어떤 행동에 대해서 금전적 또는 비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 행동을 취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상을 받으려고 행동을 달리 할 것이다. 이런 점을 이용해 사회나 조직, 개인 등에 바람직한 행동을 장려하고 보상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법을 소위 표준 인센티브 프로그램이라고 부를 수 있다.
1914년에 미국의 공장 근로자들의 평균 급여는 일당 2~3달러 수준에 불과했고 근로자들의 이직이 매우 빈번했다. 그런데 자동차 왕으로 알려져 있는 헨리 포드는 당시 근로자들 급여의 2배에 해당하는 일당 5달러를 포드사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였다. 처음 주변에서는 높은 급여 때문에 회사의 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러나 오히려 불량률이 감소한 데다 생산시간이 단축되면서 생산량이 크게 늘어 이윤이 증가하였다. 급여가 크게 증가하면서 포드사 근로자들 입장에서는 다른 곳으로 이직하기 보다는 현 직장에 머무르는 것이 훨씬 유리하였다. 한편 회사 입장에서는 근로자들이 계속 직장에 남아서 자신의 일에 전문화함으로써 생산성이 높아지는 이득을 볼 수 있었으며 부수적으로 직무태만도 방지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직무태만으로 포드사에서 해고될 경우 이 보다 더 좋은 보수를 주는 직장을 갖는 것은 불가능하였기 때문에 직원들은 자율적으로 열심히 근무하였다. 이처럼 포드사는 직원들의 급여를 파격적으로 올리는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회사에 바람직한 직원들의 자율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 있었다.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금융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매칭 저축 프로그램이 있다. 매칭 저축 프로그램은 참가자의 저축을 유도하기 위해 참가자가 저축하는 금액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만큼의 금액을 정부나 지자체 등이 추가로 지원하고 정해진 기간이 만료된 후 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희망플러스 통장’ 프로그램도 이런 매칭 저축프로그램의 일종인데, 참가자(국민기초생활수급자이거나 저소득층)의 소득수준에 따라 3년간 매월 저축하는 금액의 1/2 또는 동일한 금액을 적립 지원해 줌으로써 참가자의 저축을 유도한다.
헨리 포드처럼 다른 직장의 2배에 달하는 급여를 주는 것은 기존의 행동을 더 바람직한 방향(작업능률 향상, 불량률 저하 등)으로 유도하기 인센티브이며, 금리로 환산 시 50~100%에 달하는 초고금리 저축상품은 바람직한 행동(저축)을 새롭게 취하도록 하기 위한 인센티브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인센티브를 주지 않고서도 행동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감독관을 붙여 직원들을 독려하거나 저축 캠페인을 펴서 행동 변화를 유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곳으로 옮겨서 동일한 임금을 받을 수 있는데 감독관의 감시와 쉴 새 없는 잔소리를 들으면서 일하려고 할 근로자는 없을 것이다. 저축할 의지나 여유가 부족한 사람들이 저축 캠페인만을 보고 저축을 하기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인센티브 제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물론 인센티브 제공이 항상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다른 직장에 비해 임금이 1.1배 높거나 금리가 0.1% 포인트 밖에 높지 않다면 원하는 행동 변화를 유도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다른 직장에서 동일한 임금을 제공하거나 매칭이 중단된다면 바람직한 행동이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인센티브를 제공하더라도 유형, 규모, 시기 등에 대해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행동경제학에서 제시하는 아래의 심리적 요인들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손실회피(손해보기 싫어하기)
지갑에서 돈을 꺼내다가 10,000원이 바람에 날아가 잃어버렸다. 잠시 후 길을 걷다 자판기 옆에 떨어져 있는 10,000원을 주었다.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까? 10,000원을 잃어버렸다가 10,000원을 주었으니 아무렇지 않을까? 아마도 대개의 사람들은 잃어버린 10,000원을 여전히 아까워 할 것이다. 이처럼 손해나 손실로 인한 충격을 이득으로 인해 얻은 결과보다 더욱 크게 생각하는 심리적 현상을 손실회피 또는 위험회피 성향이라고 하며 이로 인해 사람들은 종종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상품 구입 후 지갑 속에 충분한 현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로 결제하곤 한다. 그 이유는 수중에 있는 현금을 지불한다면 바로 손실감으로 이어지겠지만 신용카드는 지금 당장이 아닌 다음 달, 할부로 구입한 경우라면 몇 개월에 걸쳐 통장에서 인출되기 때문에 지갑 속 현금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손실감을 느끼는 것을 미룰 수 있기 때문이다. 현금영수증 소득공제율이 신용카드 공제율보다 높은데도 불구하고 이 같은 손실회피 성향으로 인해 사람들은 충분한 현금이 있더라도 신용카드로 상품을 구입하곤 한다. 손실회피 성향은 바람직한 행동을 취하는데 방해가 되기도 하지만 역으로 이용할 경우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체중 감량 목표 달성에 성공한 경우 상금과 같은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비만 치료 프로그램들을 검토한 결과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프로그램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감량 목표를 달성했을 때는 상금을 주고 달성하지 못했을 때는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의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실험을 실시하였다. 이와 같은 변경된 인센티브를 제공받은 사람들은 62%가 다이어트 성공해 평균 4.1kg를 감량한 반면, 인센티브 없는 사람들은 26%만이 성공해 평균 1.0kg을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책임자는 “상금뿐만 아니라 벌금도 다이어트 의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돈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돈을 딸 수 있다는 기대에 비해 2.5배의 동기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 행동을 취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손실성향을 이용하여 행동을 취하지 않았을 때 잃어버릴 이익을 강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잃어버릴 이익을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잃어버릴 이익이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크다면 행동 자체를 거부할 수도 있기 때문에 손실회피 성향을 어떻게 이용할 지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표준 인센티브 프로그램에 적절히 손실회피 성향을 반영한다면 그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준거 의존(판단기준이 중요)
사물이 가까이에 있을수록 더 커 보이는 것처럼, 어떤 것의 가치는 사람들이 어떤 기준에서 바라보냐에 따라 달라진다. 다른 조건이 동일한 근로자 두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자. A는 10%의 급여 인상을 기대하고 있고 B는 급여 인상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 이 두 사람에게 동일하게 5% 인상된 급여를 주었을 때 두 사람 다 동일한 만족감을 느낄까? 아마도 A의 만족감이 B보다 떨어질 것이다. 10% 인상을 기대했던 A는 ‘겨우 5%밖에 인상 안 됐네’ 하며 실망을 하였을 것이고 인상을 기대하지 않았던 B는 ‘무려’ 5%씩이나 인상 되었네‘ 하며 만족을 하였을 것이다. 만족감의 차이는 업무 집중도로 이어질 것이다. A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급여 인상으로 인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는다고 실망하여 종전보다 업무 집중도가 높아지기는커녕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반면 B는 자신의 능력을 기대했던 것보다 좋게 평가해주었다는 생각 때문에 자신감을 얻고 종전보다 더 업무에 집중할 것이다.
동일한 인센티브가 주어지더라도 상황에 대해 어떤 기준이나 관점에서 바라보냐에 따라 사람들의 태도나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금융행동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때도 사람들이 기준이나 관점을 적절히 조절하여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다면 그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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